매일신문

안동에서 만나는 현대미술관 소장품 '가상의 현재, 기억의 저편' 26일부터

백민준 작
백민준 작 '반가감유상'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인 '가상의 현재, 기억의 저편'이 전국을 돌아 안동에 온다. 26일(화)부터 다음 달 29일(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상설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가상의 현재, 기억의 저편'은 지구 전체가 전쟁으로 파괴된 뒤 기형적인 모습으로 재건된 가상의 현재를 가정했다. 문화적 인연이 닿아 오오토모 가츠히로(大友克洋)의 애니메이션 1991년 작 '아키라'를 봤다면 이해하기 쉽다.

제3차 세계대전 이후 빠르게 재건된 도쿄.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신흥 사이비 종교가 창궐하고 반정부 조직 테러가 끊이지 않는, 그래서 삐뚤어진 욕망과 인간성 상실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모습을 현실(2017년 지금)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 예술가들이 사회 정화를 위해 의기투합한다는 콘셉트다. 예술가들이 그들만의 반성적 시각으로 골라 낸 소중한 가치를 작품에 실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사진, 회화, 조각, 뉴미디어 등 총 23점. 전시는 크게 두 개의 메시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생의 덧없음, 허무'를 의미하는 17세기 바니타스적 정물의 현대적 해석이다. 물질문명 사회의 단면과 현대인의 익명성을 살핀다. 바니타스 정물화에 등장하던 해골, 뼈, 촛불, 유리잔, 깃털이 현대적 사물로 치환된 풍경을 상상하며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또 하나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는다는 걸 생각하며 살아라)다. 죽음을 떠올려보고 현재의 삶을 소중하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다. 익숙해서 감사함을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단편을 비춘다. 매사에 부쩍 불만이 늘어 프로불편러가 되기 직전이라면 한 번쯤 가보길 권한다. 관람료는 없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54)84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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