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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北 핵 포기 때까지 압박 높여야"…유엔총회 기조연설

"인위적 흡수 통일 바라지 않아, 지나친 긴장과 군사 충돌로 평화 파괴되는 일은 없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흡수통일이나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포기하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 국제사회와 공조한 강한 압박과 제재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21일 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석, 세계 12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상대로 기조연설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 대통령이 취임 첫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한 것은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유엔은 인류 지성이 만든 최고의 제도적 발명품으로 어떤 이슈도 한두 나라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우리 앞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정신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으로부터 한국전쟁, 전후 재건 과정까지 유엔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1993년을 시작으로 평화유지활동(PKO)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등 불과 한 세대 동안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유엔 회원국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높여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6'25전쟁 중 피란지에서 태어났다고 소개한 뒤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라며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무엇보다도 만장일치로, 이전의 결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 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 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분노하며 한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그러나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와 '신(新)북방경제비전'을 밝힌 바 있다"며 "한 축에서는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는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한편 기조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6월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다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업무 오찬을 겸한 한'미'일 3자 회동을 했다. 세 나라 정상이 한데 모인 것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정상들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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