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은, 트럼프에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태평양 상 역대급 수폭 시험" 리용호 北외상 가능성 언급…김정은 직접 성명, 美 맹비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욕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유엔 연설에서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고 나선데 대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성명을 내고 미국에 대해 사상 초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선언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미국에 대해 직접 '성명' 형식을 통해 강하게 비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정은의 성명이 나오자마자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북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숙소에서 태평양 해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가능성까지 언급,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9월 21일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늙다리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혀 조만간 군사적 행동으로 도발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정은은 또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통수권자로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며 거침없는 주장을 폈다.

김정은의 성명이 나온 직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공언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직접적 위협 발언을 했다.

북한이 초강경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제3국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을 겨냥한 새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실행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뉴욕에서 가진 3자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이러한 내용의 새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 기업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에 흘러들어가 핵과 미사일 등의 개발에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돈줄을 전방위적으로 죄는 제2의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제재의 가능성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유엔총회에 참석한 뒤 22일 밤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총회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의 군사자산을 확대, 북한을 옥죌 압박의 수준을 높여가기로 합의했다. 또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상대로 제재와 압박의 수준을 최고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대해 3개국 정상이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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