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고모동 인근 야산에서 전문가들이 매장문화재 현장조사를 실시해 고가(?)의 문화재 발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오전 10시쯤 문화재청 소속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들이 대구 수성구 고모역 부근 야산을 찾았다. 지난 7월 야산을 오르던 50대 등산객이 10여 개의 토기 조각을 발견, 수성구청에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유물 발견 신고가 들어오면 진위 여부를 확인한 뒤 경주문화재연구소가 현장조사에 나선다. 경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이런 신고는 한 해 20~30건 정도 접수되고, 대구에서는 수성구에서 가장 잦다.
실제 산을 오르는 내내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던 연구사들은 금세 작은 토기 조각을 발견하기도 했다. 언뜻 보기엔 돌멩이처럼 생겨 그냥 지나치기 쉬워 보였다. 한 연구사는 "주변에 조선시대 민묘들도 상당하고 고분도 몇 개 보인다. 무덤 지역이었을 수도 있고 주거지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성구에는 이 같은 유물 산포지가 수십 곳에 이른다. 산포지 위치는 문화재청 홈페이지 내 '문화재 보존관리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사들은 관련 자료 조사 등을 거쳐 한 달 이내에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매장문화재를 신고한 등산객은 별다른 보상금을 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신고자 대부분은 거액의 보상금을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지급되는 경우는 드물다. 문화재청이 해당 지역을 '유물 산포지' '고분군' 등으로 지정했다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고모동 일대는 삼국시대 고분군이 분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유적의 입지로 보아 이른 시기에는 가까운 금호강을 주 생활원으로 한 주거 유적이, 삼국시대에는 묘지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물 산포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견된 매장 문화재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한다. 지난해 수성구 황금동에서 등산객이 매장문화재를 발견해 대규모 시굴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대구 모 대학의 외국인 교수가 범어공원을 산책하다가 지표에 노출된 유물을 발견했다. 당시 조사 결과 6세기 신라시대 유물 14점이 수습됐고 이후 긴급발굴(시굴) 조사에서 삼국시대 고분군 1곳(53기), 고려~조선시대 고묘군 2곳(78기)이 확인됐다.
단, 발견 즉시 관할 구청에 신고를 해야 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상금은커녕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발견이란 우연한 기회에 드러난 문화재를 찾은 것을 말하며, 땅속에 묻힌 것을 일부러 파내어 신고하는 것은 도굴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당시 국내법에 어두웠던 외국인 교수는 며칠 지나 신고하는 바람에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 평가액도 수십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청 관계자는 "학술적 가치는 높더라도 시장 가격과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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