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치매노인 학대사건이 발생했다.
영덕군 영덕읍 A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던 B(84) 할머니가 지난 19일 발가락 부상으로 병원에 가기 위해 일시 퇴소하면서 옷을 갈아입히다 몸 곳곳에 크고 작은 멍자국 수십 곳이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다.
B할머니의 아들 부부는 "처음에는 그냥 어디 부딪쳐서 생긴 상처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행동과 상처 부분을 찬찬히 살펴보니 이상한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했다.
B할머니의 아들 부부는 "지난달 30일 입소해 20일 정도밖에 시설에 계시지 않았는데 사람의 눈빛을 피하고 두려워하는 등 입소 전과 다른 행동을 보였다"며 "온몸의 상처 색깔과 형태를 볼 때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생긴 멍자국으로 도저히 볼 수 없다"고 했다.
B할머니를 진찰한 대구의 한 병원은 '타박상과 찰과상이 있으며 일부는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상처의 원인은 상대방의 위해'라고 진단서를 발급했다. B할머니는 영덕 요양시설에 입소하기 전 살았던 대구의 다른 자식집으로 간 상태이다.
이에 대해 A요양시설 원장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다 가족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자 "가족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 하지만 퇴원 당일 우리도 처음 멍자국을 보았다. 자체적으로 파악해 본 결과 한 요양보호사의 소행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요양보호사는 '장난치는 과정에서 꼬집은 자국이다'고 해명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B할머니의 아들 부부는 요양시설의 해명을 듣고 더 분노했다.
이들은 "시설 관계자들이 상처를 뒤늦게 발견했다고 하는데 그것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머니를 목욕시키거나 옷을 갈아 입히지 않았다는 것이냐. 아니면 알고도 숨겨왔던 것이냐.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 요양시설이 얼마나 엉터리로 운영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떠한 학대가 있었는지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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