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을 하다 재미있는 문장을 발견했다. '대학생이 왜 강한 줄 아나?' '개강하니깐'.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자기 전에 곰곰이 생각하다 그제야 '아' 하고 깨달았다. 단순한 말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의미를 되짚어보니 정말 깊은(?) 뜻이 있었다. 정말 대학생은 '개 강하다'.
생각해 보면 개강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은 정말 강한 것 같다. 방학 동안 밤낮이 바뀌어도 1교시에 수업이 있으면 밤에만 떴던 눈이 아침에 떠진다. 그냥 밤낮이 바뀌어도 수업시간이 다가오면 수업을 듣는다. 조모임을 할 때 조원들이 협조를 잘 안 하거나 준비를 잘 안 하면 속으로 욕 몇 번 하고 결국 내가 찾는다. 전공, 교양 과목 교수님들이 갑작스럽게 과제를 내어 겹치게 되면 밤을 새워서라도 한다. 이건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 주위의 동기나 선배가 피곤해 보여서 어제 뭘 했느냐고 물어보면 과제 때문에 밤을 새웠다는 반응이 다반사다.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도 있다.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래도 이 나이에 부모님한테 용돈 받는 것도 좀 그렇잖아"라고 대답했다. 매달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 익숙한 생활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아는 4학년 언니는 자격증 시험을 공부한다고 바쁘다.
방학 때는 실습을 나가고 학기 중에는 다음 달에 있을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언니가 공부하는 책을 봤는데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인 종이가 눈에 들어온다. 책도 두껍다. 보고 있으면 그 두께의 스케일에 조금 압도당한다. 4학년이면 수강 과목도 적으니깐 괜찮을 거 같아 보여도 취업준비나 자격증 공부에 더 바쁘게 보낸다. 언니는 공부하기 싫다는 얘기를 자주 하면서도 다시 집중해서 공부한다. 하기 싫지만 뭐라도 해놓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것이다. 이런 감정이 은연중에 깔려 있다는 게 슬프기도 하지만 그냥 받아들이는 게 익숙한 세대다.
대학생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경우는 많다. 학기 중에 혹은 휴학이나 방학 중에 많은 일을 해내는 걸 보면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진 않을지, 심적으로 힘들진 않은지, 지치진 않는지가 걱정되기도 한다. 이런 공감능력은 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그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고 곧 있으면 내가 겪을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강한 지 이제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내일이면 학교를 가야 한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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