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개국 40시간 비행…항공권 3배 비싸도 '티케팅'

추석 연휴 해외여행 신풍속도…빡빡한 일정·가격 높아도 품귀

직장인 김모(31) 씨는 요즘 아침에 눈만 뜨면 가장 먼저 대만과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등 4개 나라 날씨를 확인하고 있다. 추석연휴에 모로코 여행을 계획한 김 씨가 대구에서 제주공항을 거쳐 이들 나라를 경유하는 비행기 스케줄을 짜뒀는데, 행여 날씨 때문에 항공 운항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 그는 "추석 연휴 3주 전에 모로코 여행 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직행은 고사하고 1, 2회 경유하는 비행기 티켓조차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가는 시간만 40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래도 열흘이라는 황금연휴가 언제 또 오겠느냐는 생각에 무리한 일정이지만 강행했다"고 말했다.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황금 추석연휴에 해외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다양한 해외여행가기 신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4개 나라 이상을 거쳐 40시간을 훌쩍 넘는 비행도 마다하지 않는데다 일부에선 비싼 비즈니스 티켓을 구해서라도 가려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

24일 국내 한 여행사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기간(9월 30일~10월 9일) 동안 해당 여행사를 이용해 해외로 떠나는 수요는 지난해 연휴기간(9월 9~18일)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비행기 표가 워낙 귀하다 보니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간 상황. 실제로 항공권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이탈리아로 이달 30일에 출발해 다음 달 8일 도착하는 비행기를 검색해보면 직항의 경우 500만원대, 2번 경유하는 경우 200만원대가 최저가다. 평상시 60만~80만원 수준이던 태국 방콕행 비행기표도 추석 연휴기간 최저가가 190만원대로 3배 이상 비싸다.

이 때문에 뒤늦게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김 씨처럼 수십 시간 비행기를 타고 2회 이상 경유하는 노선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선택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0일간의 긴 연휴라는 점 때문에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이미 몇 주 전부터 예약률이 100%에 달해 표를 구할 수 없다"며 "2회 경유 정도의 장거리노선도 거의 표가 없어 세계 각지의 공항을 검색해 3, 4회 경유해 목적지에 가려는 분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비즈니스석처럼 고가의 좌석은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장시간 비행이 부담스러워 비즈니스석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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