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천사처럼 바라보라

누구나 한 번쯤은 백마를 탄 왕자나 천사를 만나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우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아보고 싶지만 삶은 늘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다. 동화의 주인공처럼 해피엔딩하고 싶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꿈은 가슴 설레지만, 현실은 어제와 같은 날의 연속이며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백마 보기도 어려운데 백마를 탄 왕자가 어디에 있으며, 천사 같은 여자 또한 어디에 있을까. 한없이 선하기만 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없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지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다. 나한테 잘 해주면 선이고 나한테 못하면 악이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간절히 사랑하는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은 죽도록 미워할 수도 있고, 죽도록 사랑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더없이 미워질 수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화려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장면 중에서 그 장면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다른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의 잘나갈 때 모습과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비교하기 때문이지 삶 전체를 본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화려한 삶의 뒤편에는 어둠도 짙기 마련이다. 삶은 고통과 행복이 섞여 있다. 가시밭길 인생도, 꽃길 인생도 없다. 행복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고통을 극복했을 때 행복이 따라오는 것이다. 단조롭고 따분한 일상도 관점을 바꾸면 작은 기적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닫힌 마음으로 보면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큰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물 위로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픔이 마음을 열게 한 것이다.

생각 속에 모든 것이 있다.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천사는 현실에서는 없지만, 우리 마음속에서는 만들 수 있다. 그것은 내가 상대를 그렇게 보면 된다. 그것이 위선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내 생각의 반영이다. 우리는 있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장미도 보는 사람에 따라 장미화원이 될 수도 있고 가시덤불이 될 수도 있다. 페르시아 시인 하피즈는 말했다. "이제 모두를 신처럼 바라보라. 그러나 이를 비밀로 하라." 당신의 배우자를 왕비로 보면 그대는 왕이 될 것이고, 천사처럼 바라보면 당신의 가정은 천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배우자에게 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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