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로 바쁜 사람들의 고민 중 하나는 집안 정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정리에 대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의 도움으로 집이나 사무실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직종에 근무하려면 교육과정과 시험을 통해 수납전문가 자격증을 따야 한다. 단순히 "교육을 듣고 시험을 치면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관찰력과 인내심, 정성이 요구되기에 어려운 직종이다.
이런 직종에 포항지역 여성 지체장애인 7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이달 19일부터 오는 11월까지 경북지체장애인협회 포항시지회 여성자립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여성장애인 취업 전 사회화 교육사업, '수납전문가 2급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몸이 건강한 사람도 많은데 우리처럼 불편한 사람을 회사에서 써주겠느냐"며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7명의 눈빛은 남다르다. 이들은 오리엔테이션에서 이번 교육을 맡은 한국정리수납협회 ㈜덤인 남주희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자신감도 한껏 올랐다.
최운옥(49'지체장애 5급) 씨는 "'과연 나도 수납전문가 교육을 받고 조금이나마 전문가처럼 정리'수납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첫 회 강의를 듣고 집에 와서 그동안 아깝다고 버리지 못한 물건들을 과감하게 버리는 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우리 집을 연습 삼아 하나하나 천천히 정리해 가면서 수업에 임하고자 한다. 앞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열심히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조화자(62'지체장애 4급) 씨는 "평소 내 집 정리도 어려워했다. 일상생활에서 정리하는 것이 어려워 방송 매체를 보고 옷 접는 법, 속옷 정리하는 법을 찾아 따라해 보기도 했는데 그때뿐이었다. 남한테 부탁하기도 그렇고, 큰 숙제였다"며 "수납전문가 교육을 받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교육과정이 진행되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용한 정보들도 듣게 되고, 재활용품들이 훌륭한 도구나 자재로 변신하는 것을 볼 때는 신기해 감탄하기도 했다. 열심히 교육을 수료하고 자격증도 취득해 내 가족들에게도 나의 도전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남주희 강사는 "전문가는 몸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라며 "여성 장애인들이 좌절하지 말고 전문가적인 실력을 갖추면 열 사람 못지않게 일을 해낼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자격증을 손에 들 때까지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