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관절증후군

갑자기 엉덩이가 '쿡쿡'…디스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척추 흔들림 잡아주는 후관절

충격·변형 생기며 통증 나타나

마사지·물리치료로 증상 완화 초점

척추기립근 강화하면 재발 막아

주부 A(55) 씨는 잦은 엉덩이 통증에 시달렸다. 누워 있다가 앉거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 쿡쿡 쑤시는 느낌을 받았고, 누운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어도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 진료를 받았지만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답답해진 A씨는 허리디스크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좀처럼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대구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척추 후관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에야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후관절증후군'은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후관절은 척추 뒤쪽에 자리 잡은 관절로 척추가 흔들리거나 지나치게 회전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후관절 부위가 자주 충격을 받거나 부담이 가해지면 관절의 맞물림 또는 형태가 변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겪게 된다.

◆목뼈나 허리 아래쪽에 자주 생겨

후관절증후군은 척추 뼈와 관절의 퇴행성 변화다. 척추는 경추부터 하부요추까지 24개의 뼈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척추뼈에 2개씩 모두 48개의 후관절이 있다. 나이가 들면 연골이 닳고 관절강이 좁아지며 주위의 뼈가 자라는 골극이 생겨 관절돌기가 두꺼워진다. 여기에 허리 주위의 기립근이나 복근, 다리 근력이 약해지면서 후관절의 부담이 커지고, 후관절증후군이 악화되기 쉽다.

후관절증후군은 주로 관절 운동이 많은 목뼈의 중'하부나 아래쪽 허리뼈에 주로 생긴다. 50세가 넘으면 대부분 후관절증후군이 생기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주로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굽혔다가 펴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을 느끼고, 몸통을 좌우로 돌릴 때 엉덩이 부위나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잦다. 아침에 심했다가 조금 움직이면서 일상생활을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후관절증후군은 척추를 젖히거나 회전할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후관절 부위를 눌렀을 때 아프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X-선이나 CT, MRI 등으로도 후관절의 골증식체나 낭종, 관절강 협착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척추기립근이 위축되거나 지방 변성을 확인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자세 교정과 마사지 등으로 통증 줄여

후관절 증후군은 좌골신경통이나 협착증, 디스크 등과는 다른 질환이다. 디스크 질환처럼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근력이 떨어지거나 감각 이상을 느끼지도 않는다.

후관절증후군은 퇴행성 질환이므로 수술 등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대부분 자세 교정과 후관절 주위 마사지, 물리'도수치료 등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물리치료는 늘어지고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소염제나 근이완제 등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런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후관절 주사 치료나 신경성형술, 신경차단술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 주사 치료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영양 공급을 늘려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고상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치료로 어느 정도 통증이 완화되면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 치료를 해야 한다"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척추 아래쪽의 안정성에 관여하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하면 통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고상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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