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붉어지고 밤에 땀 난다면 의심
평균적으로 자연적인 폐경은 51세를 전후해 찾아온다. 폐경 이행기 즉, 갱년기는 이보다 4년 정도 앞선 47세부터 시작된다. 폐경 이행기에는 생리 주기가 짧아지고 무배란 생리 주기가 반복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자궁내막증식증이나 부인암, 자궁용종 및 근종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시기다. 이후 모든 난포가 사라지면 에스트라디올(에스트로겐)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폐경이 된다. 월경이 없고 호르몬 검사에서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SH)의 농도가 높아진 반면, 에스트라디올 농도는 낮은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된다면 폐경으로 진단된다.
폐경기 증상은 폐경 주변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열성 홍조와 야간 발한, 불규칙적인 자궁출혈, 질 건조, 수면장애 등이다. 열성 홍조는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인 시상하부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마치 더운 것처럼 오인한 시상하부가 체온을 떨어뜨리려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얼굴과 목 부위가 갑자기 붉어지고 열감을 느끼게 된다. 자다가 땀이 나는 야간 발한도 혈관운동 증상의 일종이다. 이런 혈관운동 증상은 보통 2, 3년 내에 없어지지만 여성 4명 중 1명은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기분이 자꾸 변하고 우울증, 기억력 장애, 성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은 피로감, 불안감 복부지방 증가
남성도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총테스토스테론 수치는 40세가 넘으면 매년 1~2%씩 떨어진다. 고환의 남성호르몬 생산 능력이 점차 낮아져서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 4명 중 1명은 남성호르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성호르몬이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나 과정이 개인마다 편차가 크고 모호한 경우가 많다. 주로 피로감과 무기력, 활력 저하, 체모와 근육량의 감소, 복부 지방 증가 등이 나타난다. 불안, 초조, 우울, 수면장애, 의욕 감소, 기억력 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성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기부전과 성욕 감소, 불임, 여성형 유방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여성처럼 안면홍조나 발한, 골다공증도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남성 갱년기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비만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나쁜 식습관과 함께 음주와 흡연을 많이 하는 남성은 남성 갱년기를 겪을 위험이 더욱 크다. 대사증후군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질환도 남성 호르몬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호르몬 보충에 생활습관 개선 병행해야
갱년기 증상을 겪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건 호르몬 치료다. 호르몬 보충은 각종 갱년기 증상의 개선과 성 기능 회복, 골밀도 저하 예방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호르몬 보충은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호르몬 제제의 형태는 다양하다. 먹는 약물이나 피부에 붙이는 방식, 근육 주사, 질 내 삽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약할 수 있으며 환자의 선호도나 기저 질환을 감안해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호르몬 보충만으로는 갱년기 증상을 극복하기 어렵다. 운동과 식이요법, 금연, 금주 등 생활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치료에 따른 이점과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유방 촬영이나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고, 심혈관 질환 병력과 종양, 골절 경험도 확인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콩과 우유, 석류, 자두 등은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우유에 포함된 필수아미노산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생성해 불안증과 불면증,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콩은 골밀도를 높여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자두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석류도 고혈압과 동맥경화 개선에 도움이 된다.
남성은 굴과 견과류, 홍삼, 마늘 등이 남성호르몬 분비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은 철분과 아연이 풍부해 남성호르몬을 증가시키고, 마늘의 알리신은 성 기능을 증진시키고 중추신경을 자극해 발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두 보완적인 효과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므로 편식하거나 과식해서는 안 된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갱년기는 불편하고 힘들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꾸준한 운동과 절주, 금연, 건강한 식이습관은 갱년기 증상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대사성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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