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 사망, 서울>대구

대장암 수술 환자도 차이 없어

대구의 위암과 대장암 환자 5명 중 1명은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고 있지만 생존율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경제적 여유가 있을수록 암 치료에 있어 서울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치료 결과는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홍남수 교수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9~2012년 발생한 위암 환자 가운데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위암 환자는 75.5%에 그친 반면 서울의 '빅5' 병원을 찾은 환자는 24.5%나 됐다. 대장암의 경우 84.1%가 대구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15.9%는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아갔다. 이는 서울 대형병원들의 치료 기술이 뛰어나고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 치료 효과도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대형병원 선호 현상은 나이가 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수록 강했다. 위암 환자의 경우 30대 환자 39.6%가 서울을 찾았다. 70대 환자는 84.9%, 60대 환자는 79.9%가 대구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가까운 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득도 병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건강보험료 상위 20% 가구는 대구 대학병원 이용률이 68%에 그쳤으나 건강보험료 납부액 중간 계층은 86.8%가 대구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그러나 서울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실제 생존율로 이어지진 않았다. 성, 연령, 경제적 수준, 동반 질환 등을 보정해 서울과 대구를 일대일로 매칭한 결과에 따르면 위암 수술 치료군의 경우 대구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은 291명 중에서 2.1%인 6명이 사망했다. 서울에서는 3.4%인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항암 치료군에서도 대구에서는 15.5%가 사망했지만 서울은 오히려 더 높아 21.4%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장암 수술 환자도 대구와 서울의 사망률은 각각 6.9%와 5.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주변 다른 환자를 통해 경험적으로 드러난 결과만으로 의료기관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도권 대형병원이 치료를 더 잘한다는 믿음이 생기고,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는 심리가 더해져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홍남수 교수는 "단순히 수도권 대형병원 이용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의료 자원이 형평성 있게 분배되도록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