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고향 포항] 청하면 출신 동부성테크 이종칠 대표

애국심처럼 애향심도 중요 20년째 재경향우회 임원

재경포항향우회장인 이종칠 동부성테크 대표는 재경포항향우회 임원만 20년째 맡고 있을 만큼 고향 사랑이 각별하다.
재경포항향우회장인 이종칠 동부성테크 대표는 재경포항향우회 임원만 20년째 맡고 있을 만큼 고향 사랑이 각별하다.

"애국심처럼 애향심도 사람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재경포항향우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칠(67) 동부성테크 대표의 첫 인사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출신인 그는 당시 상당히 많은 지역의 젊은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서울로 갔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속담에 충실하듯이…. 상경 후 군 입대 전까지 막노동과 점원, 자전거 배달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어릴 때부터 꿈이 사업하는 것이었어요. 체질적으로도 맞았고요." 이 회장은 자신이 사업을 위해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사업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고 국가에 애국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사업의 길로 뛰어들게 된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군대였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전역을 앞둔 장병들을 위한 자격증 취득과정을 개설,

이를 이수하기 위해 군복무를 1년 연장했다. 그리고 포클레인, 불도저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림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

중동 개발 붐에 힘입어 7년간 리비아에서 근무했다. 당시 일반인 월급이 3만5천원이었는데 중동에서는 40만원을 받았다. 이 회장은 사업자금을 만들기 위해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을 두고 열사의 나라로 향한 것이었다. 그때 번 돈으로 1982년 중장비 사업을 시작했다. 개발 붐에 편승해 중장비 사업이 순풍에 돛을 단 듯 흘러갔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외화를 벌어 조국에 헌신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제조업의 시작이었다. 창익기계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때 그의 눈에 띈 것은 스티커 기계였다.

대부분 일본 제품이었던 스티커 기계를 직접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다. 기계를 일본에서 사들여 분해해 연구하고 자문을 구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2년 만에 국산화에 성공했다.

내친김에 휴대폰 부피를 줄일 수 있는 볼트와 너트를 개발해 삼성전자 1차 밴드에 납품 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또 창익모터스를 설립해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일반 전기차가 아닌 1, 2인용 마트용이다. 젊은 주부층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기까지가 이 회장이 기업인으로 걸어온 길이다.

"어렸을 때 포항은 한적한 조그만 어촌이었습니다. 포항제철 건설 등으로 지금은 경북 최대 도시로 발전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기업가에서 애향심이 가득한 향우회장 역할도 그가 빼놓지 않는 부분이다. 1951년 설립된 재경포항향우회는 산하 읍'면 출신 모임까지 합치면 매년 수십 차례 정기 모임을 열고 있다. 그는 연간 수천만원의 사비를 내놓으며 향우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현재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회원이 1천여 명이며, 고향 소식을 전하는 우편물을 발송하는 숫자는 4천여 통에 달한다. 재경포항향우회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공무원들과 정기 모임을 통해 포항시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포항의 가교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향우회 임원을 20년째 맡고 있을 만큼 고향 사랑이 각별하다. 회장만 5년째다. 그런 만큼 고향을 찾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거의 매달 한 번 정도는 고향을 찾는다.

"외지인들은 포항 하면 포스코만 떠올리는 철의 도시로 알고 있지만 실은 호미곶과 포항운하, 영일대 등 볼거리와 대게와 과메기, 물회 등 먹고 즐길 것이 풍부한 문화관광도시가 포항의 속살이지요."

이 회장은 "지금 포항은 철강도시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 일본을 잇는 환동해권 거점 도시로 힘차게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재경향우회도 이런 포항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포항 홍보 전도사를 자임하며 수도권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반드시 포항 자랑을 늘어놓는다"면서 "고국을 떠나봐야 애국심을 느낄 수 있듯이 고향을 떠나 있는 사람으로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출향인들의 공통적인 마음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