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고향은 성주] 벽진면 출신 기재부 구윤철 예산실장

역사문화 품은 성주 잠재력 커 대구∼성주 고속도 건설 필요

성주군 벽진면 깡촌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예산을 책임지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성주군 벽진면 깡촌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예산을 책임지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전병용 기자 yong126@msnet.co.kr

'고향'(故鄕),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 푸근함을 생각나게 하는 말이다. 코흘리개 시절 땡볕에 얼굴이 그을려도 즐겁게 뛰어다니며 놀던 고향 산천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성주군 벽진면 매수2리(속칭 세월)가 고향인 구윤철(54)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구 실장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은 깡촌이었다. 5남 1녀 중 다섯째였던 구 실장은 논 3마지기로 온 식구들이 먹고살아야 했기 때문에 배불리 먹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 갔다 오면 바로 소 풀을 베러 가야 했고,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는 데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친구들과 메뚜기'개구리를 잡아 구워먹던 일, 콩서리를 하던 일, 비가 많이 오면 학교에 가지 않고 강가에서 하루 종일 고기와 가재를 잡던 일, 산에서 놀다가 땅벌에 쏘여 기절했던 일 등 고향 벽진면을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생각이 난다고 한다.

구 실장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대구 동신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대구 영신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1988년 11월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예산처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 등을 거쳐 지난달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자리에 올랐다.

구 실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주로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관련 일을 도맡아 했다. 지금은 429조원의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실무선에서는 최고 자리인 예산실장 자리에 올랐다.

구 실장은 "고향을 떠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잠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며 "깡촌에서 자란 시골뜨기가 대한민국 예산을 다루는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것은 고향 가야산의 정기를 받은 덕택이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성주는 세계적으로 명품 참외가 유명하다"면서 "특히 전통과 기풍이 있는 가야산과 가야 역사 문화를 품고 있어 과거와 현대를 잘 엮어 발전시킨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자랑했다.

고향 발전을 위한 제안도 했다. 성주는 대구와 인접하기 때문에 성주만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킨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이를 위해 우선 대구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도로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성주 고속도로 건설을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토부 도로국장에게 대구~성주 구간을 먼저 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성주 가야산과 독용산성, 한개마을, 세종대왕자태실, 성산가야 등 수많은 문화유산을 개발한다면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렇지만 대구~성주 경전철 건설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인구가 많지 않은 성주의 경우 경전철은 경제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건설한다고 해도 운영상의 적자로 성주군에서 예산을 부담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도 통과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김해시와 하남시 등도 경전철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재정부담을 안고 있다.

구 실장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는 "사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군민들이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가 오히려 지역발전과 연계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성주를 안보 관광지로 만드는 등 지역 소득이 증대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 발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했다. 구 실장은 "성주 출신임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고향 군민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향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면서 "고향을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교육에 행정적인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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