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뛰어놀던 영주의 맑고 반짝이는 물빛처럼 세상을 밝고 선하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는 요즘 창작오페라 '선비'를 오는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무대에 올리는 준비를 하며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5년 닻을 올린 창작오페라 '선비' 프로젝트는 오페라로 치면 신생아다. 하지만 국내 오페라 70년 역사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 창작오페라로는 처음으로 2015년 2월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음악대상과 비평가상 등 오페라 관련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9월 국내 오페라 사상 처음으로 뉴욕 카네기홀 대극장인 아이작 스턴홀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세계 창작오페라 사상 최초로 웹툰 제작 등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해 성과를 올리며 화제가 됐다.
국내 오페라계의 보석 같은 최 대표와 창작오페라 '선비'는 흥미롭게도 '고향'이 같다. 최 대표는 영주 출신이다. 그는 영주시 하망동에서 태어나 휴천동에서 자랐다. 창작오페라 '선비'도 영주 출신 성리학자 안향의 사상과 그의 유지를 받들어 고려말 풍기 군수 주세붕이 '인의예지'를 바탕으로 선비정신의 상징인 소수서원을 건립하는 과정 등 영주의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했다.
이런 이유로 오페라 선비가 지난 2015년 2월 국내 최고의 오페라 무대인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 대극장 무대에 올랐을 때 객석은 '재경영주향우회'를 방불케 했을 정도였다. 이날 영주 출신인 장윤석 국회의원, 장욱현 영주시장, 박찬훈 영주시의회 의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영주시민도 대거 참석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단지 영주가 고향이라서 '선비'를 기획한 것은 아닌데, 일부러 고향 이야기를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문화계에 있으면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세상이 부정부패하고 패륜으로 흉악한데 TV 막장드라마 등 문화가 이를 더욱 부추기는 듯하다. 세상을 맑고 밝게 하는 작품을 만들어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오랫동안 고심한 끝에 한민족의 오랜 역사에서 빚어졌고, 아직 한국인의 정신문화에 살아 숨 쉬는 선비정신을 내 가슴속에서 찾아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고향 자랑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았다. 그는 "소백산 자락에 있는 영주에는 국립자연치유림이 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과 시내, 자연 그 자체가 자랑거리이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영주의 청정 자연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며 "그래서인지 각박하고 타락한 현대생활에 지친 영혼을 맑고 깨끗하게 치유하는 오페라 '선비'가 탄생한 것 같다"고 연방 영주를 자랑했다.
최 대표는 또 "풍기인삼, 풍기인견, 영주사과는 사람의 입을 즐겁게 하고 몸을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영주 대표선수이다"면서 "여기에다 영주 선비촌에서 오페라 '선비'의 주요 장면을 상설 공연하거나 갈라쇼를 여는 등 영주가 자랑하는 정신문화를 상품화한다면 영주를 찾는 방문객이 감동을 얻고 돌아갈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미국 공연 후 교포들에게 '자녀에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는데 선비를 통해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자라나는 2세에게는 우리 속에 있는 정신문화 DNA를 분명하게 확립하고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고향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조선오페라단은 1948년 1월 16일 국내 최초의 이탈리아 유학파 테너 이인선이 결성한 대한민국 최초의 오페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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