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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영양] 수비면 출신 김재수 전 농림부장관

40년 농업 행정 '농정 전문가' ICT 접목한 스마트 팜 추진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향 영양을 비롯한 농촌과 농림축산업 발전에 대한 복안을 밝히고 있다. 매일신문 DB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향 영양을 비롯한 농촌과 농림축산업 발전에 대한 복안을 밝히고 있다. 매일신문 DB

영양이 고향인 김재수(59)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사무관부터 장관까지 40년을 농림분야 공직에 몸담은 농정 전문가다. 1977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와 농식품부에서 농업정책과장, 농산물유통국장, 주미 대사관 농무관,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농촌진흥청장과 농식품부 제1차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을 역임했고,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9월부터 올 7월까지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김 전 장관이 태어난 곳은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이다. 50~60가구(영양군 인구 1만7천600여 명) 정도가 사는 곳으로,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추농사나 밭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산간오지 마을이다.

"밤이 되면 온통 깜깜했어요. 전기는 구경도 못해 봤고 호롱불 속에서 생활했죠. 농촌의 적막감을 많이 느끼고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노루나 산돼지, 덩치 큰 야생동물도 많아 밤에는 집 밖으로 잘 나가지도 못했어요."

이곳 송하초등학교에서 2학년까지 다닌 그는 어린 시절 힘든 농촌 생활과 농사 및 노동의 애로사항, 현장의 고생을 너무나 많이 보고 자랐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고향을 생각하면 잊지 못할 추억이 더 많다. 깨끗한 공기, 시냇물, 밤하늘의 밝은 별 등 당시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유기농 생활의 정수를 느끼며 살았다.

"집앞에 바로 송하초교가 있어서 밤낮없이 학교에서 놀았어요. 돼지 오줌보나 짚으로 만든 공으로 축구도 신나게 했죠. 읍내 장은 또 어린 마음에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할머니가 장에서 사주는 눈깔사탕은 말할 것도 없고요. 수비면 오기리에 있었던 외갓집의 추억도 빼놓을 수 없어요. 어린 눈에는 우리 집보다 더 발전된 곳이고 잘 살아 보여 거기 가는 것이 좋았어요. 외사촌들과 하루 종일 개울가에서 물놀이하며 노는 것도 좋았고, 집에 올 때 외삼촌들이 쥐여주는 돈은 더 좋았죠. 물론 어머니가 다 가져갔지만 말이에요." 이후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교 3학년 때 대구로 이사를 나와 동촌초등학교와 경상중학교, 경북고등학교, 경북대학교를 졸업했다.

농림 공직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40년 동안은 고향 송하마을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영양군 전체, 그리고 경북의 여러 시'군을 위해 크고 작은 일을 많이 했다. 경지정리, 배수 개선, 저수지 건설과 개보수, 4대강 건설, 고추와 사과, 배, 쌀 등 농산물 수매비축, 집하장'공판장 및 도매시장 건설, 가공공장 건설과 지원 등이 그것이다. 농식품부 장관으로 부임해서는 큰 농업정책 방향을 지역 실정에 맞게 전환하고 지역의 여러 가지 현안사업을 시작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장관직을 물러났기에 아쉬움도 많다고 했다. 농업정책 전문가로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농촌에서 자라 이곳의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랐기에 농촌에 대한 애정과 발전에의 염원은 누구보다 큰 그였다. 그래서 장관 시절 농림축산업 발전을 위해 고부가가치 농업으로의 변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팜 확산, 농생명소재산업 육성 등을 집중 추진하고자 했다.

"산업적으로는 전통적인 '생산 농업' 중심에서 정보기술,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을 융복합한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변모시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젊은 인력이 농식품 분야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ICT를 활용한 스마트 팜을 확산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해요."

이제 김 전 장관은 현직에서 은퇴를 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고향과 농촌에 대한 지원을 할 생각이다.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인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각종 컨설팅이나 연구는 물론 특강 등을 통해 소통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 농업의 문제는 한두 가지 처방으로 효과를 내기 어려워요. 그러나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야 합니다. 기능성 농업, 치료농업, 신소재 농업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어요. 앞으로 농업과 농촌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고 국민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농업이 튼튼한 기반을 갖춰야 선진국에 진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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