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 마지막 경기 꽃길 장식할 백정현

에이스 윤성환 시즌 조기 마감, 믿음직한 백정현 최종전 낙점

백정현
백정현

좌완 투수 백정현이 대미를 장식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다음 달 3일 대구 홈에서 2017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날 이승엽의 은퇴식도 열리는 만큼 최상의 카드로 경기를 치른다는 게 삼성 코칭스태프의 생각. 제1선발 윤성환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남은 투수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백정현을 선발로 투입한다.

삼성이 믿을 만한 선발투수는 윤성환과 백정현 둘뿐이다. 김한수 감독이 시즌 최종전에 꺼낼 선발 카드로 이들 둘을 두고 고민한 것도 그 때문. 하지만 27일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삼성은 윤성환과 최충연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우규민과 재크 페트릭을 등록했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10일 후 다시 등록할 수 있는 터라 윤성환의 최종전 등판은 무산됐다.

윤성환은 무너진 선발투수진을 지탱한 에이스.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 28경기에 나서 174와 1/3이닝을 소화하며 12승 9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까지 포함해 5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에이스에 대한 배려, 승리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최종전 선발 0순위는 윤성환이었다.

김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 하지만 윤성환 대신 백정현을 최종전 선발로 낙점했다. 그리고 윤성환은 1군에서 내렸다. 올 시즌 고생한 베테랑의 몸 상태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애초 윤성환을 한 번 더 던지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어깨가 무겁다고 얘기해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남은 시즌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윤성환이 시즌을 조기에 마감, 자연스레 백정현에게 이승엽의 은퇴 경기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설 기회가 돌아갔다. 페트릭은 27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5이닝 7피안타 4실점)했으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불펜 역할을 맡아 2/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우규민도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 선발로 내기엔 불안한 게 사실이다.

백정현은 불펜 요원으로 올 시즌을 시작, 선발투수로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백정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30㎞ 후반에 머물지만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 완급을 조절하는 데 눈을 뜬 덕분이다.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같은 동작으로 던지지만 구속이 좀 더 느리고 타자 앞에서 공이 살짝 떨어지거나 휜다.

백정현의 장점은 더 있다. 공을 숨기는 디셉션(deception)이 좋다. 공을 뿌리기 전까지 몸 뒤로 숨기다가 어깨 회전을 빠르게 하며 순식간에 던진다. 타자들로선 공이 갑자기 튀어나온다는 느낌을 받게 되니 체감 구속은 더 빠를 수밖에 없다. 강속구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그가 선발투수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다.

올 시즌 백정현의 성적은 8승 4패, 평균자책점 4.02. 10승 고지를 밟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미 개인 통산 최다승(종전 최다승은 2016년 6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LG 트윈스로 떠난 좌완 차우찬의 뒤를 이을 만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백정현이 시즌 최종전에서 호투한다면 떠나가는 '맏형' 이승엽의 발걸음도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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