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를 매수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조직폭력배들이(본지 7월 4일 자 9면 보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허인석)는 28일 프로야구 한 구단 1군 선수 2명에게 접촉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향촌동파(대구) 조직원 A(35) 씨와 사보이파(포항) 조직원 B(36)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대인동파(광주) C(36) 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폭행 등 혐의로 조직폭력배 2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4월 프로야구 선수들을 매수한 뒤 경기에서 고의로 실수해 지게 하는 수법으로 승부조작을 공모하고, 실제 한 구단 선수 2명에게 접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사보이파 조직원이 향촌동파 조직원 A씨에게 "프로야구 승부를 조작하고 스포츠토토 도박을 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고, A씨가 선수 매수자금 3천만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사보이파 조직원은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수배돼 도피 중이던 다른 조직원에게 1군 야구선수 2명을 매수하라고 지시하며 승부조작 판을 만들었다.
이에 2014년 5월 A씨는 "선수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3천만원을 B씨와 C씨에게 전달했다. B씨 등은 야구 선수들에게 접촉해 "돈을 줄 테니 경기 중 고의로 실수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야구 선수들이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승부조작은 실패로 돌아갔다.
선수 매수가 실패한 이후 느닷없이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선수 매수 실패 사실을 모른 채 불법 스포츠토토에 1억원을 베팅했고, 지는 줄 알았던 한 야구단이 승리하자 돈을 모두 잃은 것이다. 화가 난 A씨와 다른 조직원 등 3명은 같은 해 7월 사보이파 조직원 D(31) 씨를 야산으로 끌고 가 야구 방망이 등으로 온몸을 구타했다. 승부조작 자금 3천만원은 B씨와 C씨가 자신들의 주머니에 챙기고, 선수 매수 실패 책임을 다른 조직원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불법 스포츠토토와 승부조작을 결합하는 등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소속 조직이나 계파를 초월해 이합집산하는 경향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프로 스포츠 근간을 훼손하는 승부조작에 엄정 대처하고, 불법 스포츠 도박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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