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가뭄으로 대구 수돗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운문댐 저수율이 바닥을 향하고 있다. 운문댐 물을 원수로 한 수돗물 생산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금호강 물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량이 비교적 풍부하고 수질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간의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수량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와 수도계획을 관할하는 환경부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가뭄을 통해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유력한 대안 금호강
앞으로 큰 비가 없으면 대구는 내년에 급수난을 겪을 위기에 놓였다. 8월 이후 3차례 수계조정이 이뤄졌다. 운문댐 수계였던 동구(신암동, 신천동, 효목동)와 수성구(범어동, 수성동, 만촌동), 북구(대현동) 등 28만9천 명의 주민들이 낙동강 수계로 조정됐다. 운문댐 원수를 공급받는 고산정수장의 하루 생산량도 평소(23만3천t)보다 7만7천t을 줄였다.
하지만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 현재 고산정수장 수돗물을 이용하는 38만2천 명이다. 더는 낙동강 수계로 전환이 어렵다.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정수한 낙동강 물을 매곡배수지로 보내면 이를 고산배수지로 보내야 한다. 직선거리로 20㎞가 넘는다. 중간의 다른 배수지와 가압시설을 통해 수성구 만촌동(담티고개)까지는 보낼 수 있지만 더는 수압을 유지하기 어렵다. 표고도 고산배수지(97.3m)가 매곡배수지(89m)보다 높다.
대안으로 금호강이 떠오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금호강에서 운문댐 도수관로까지 연결할 신규 관로 2.6㎞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경북 경산시도 일부 원수를 금호강 취수장(하루 5만t)에서 조달하고 있다. 취수 예상 지점이 산업단지 등 오염원이 적은 금호강 중류라서 수질이 좋은 편이고 수량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중앙 부처의 조속한 협의가 관건
대구 수돗물 원수를 운문댐에서 금호강으로 대체할 시설 설치가 시급하다. 이대로라면 내년 초에는 고산정수장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 수십만 명의 수돗물이 달린 문제이다. 현재 정부 부처들이 비상공급시설을 포함해 가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비상공급시설은 국무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에 앞서 각 부처 차관으로 구성된 차관회의를 통해 심의해야 한다. 하지만 차관회의 의제 상정이 추석연휴 이후로 미뤄졌다.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여러 부처가 가뭄 대책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국토부와 환경부의 협의가 중요하다. 국토부는 용수공급을 위해 수량 확보가 우선이고, 수질과 수도계획을 승인하는 환경부는 급수'시설용량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뭄을 계기로 이원화된 물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뭄으로 인해 수량 확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토부와 환경부로 담당이 나뉜 탓에 업무 협조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 부처 간 물관리 책임이 다른 탓에 이번 가뭄처럼 용수공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힘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의 형평성을 위해서도 물관리기본법을 제정해 물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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