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대 사회복지과 류지훈 씨 '합천군 효자'

부모님 병간호 위해 4시간씩 통학…모친 병 악화되자 기숙사 포기

김선순(오른쪽) 수성대 총장이 최근 류지훈(가운데) 씨를 총장실에 불러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김선순(오른쪽) 수성대 총장이 최근 류지훈(가운데) 씨를 총장실에 불러 금일봉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김선순 총장 금일봉 주며 격려

부모 병간호를 위해 집에서 하루 4시간씩 통학하는 지역의 한 대학생이 주위에 훈훈함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수성대 사회복지과 1학년 류지훈(19) 씨.

류 씨는 지난 3월 입학 당시 기숙사에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평소 무릎이 안 좋아 고생하던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자 병간호를 위해 기숙사 입사를 포기했다. 외동인데다 아버지(61) 또한 사고로 한쪽 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간호와 집 안 살림을 할 사람이 없었다.

고향인 경남 합천에서 수성대까지 등·하교하는 것이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등교해야 했다. 류 씨는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부모님께는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향집을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결석은 물론, 지각도 한 번 하지 않은 것이다. 성적도 상위권이다.

류 씨는 1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평일에는 학교로, 주말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류 씨는 "부모님이 생활 능력이 없어 힘들어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류 씨는 사회복지사 공무원이 돼 고향에서 근무하는 게 꿈이다. 부모처럼 어렵고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최근 이 같은 사정을 알게 된 김선순 총장은 류 씨에게 금일봉을 주면서 격려했다. 사회복지과 교수들도 십시일반 모아 류 씨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김 총장은 "효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지훈이 같은 학생이 있어 무척 자랑스럽다"며 "학교를 다니는 과정이 다른 학생들보다 많이 힘들겠지만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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