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연휴 보문단지 관광객 인산인해…경주 관광산업 도약 계기 돼야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경주 보문단지에 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호텔마다 만실을 기록했고, 행사장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주최 측이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지난해 9월 경주대지진 이후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이번 연휴를 계기로 과거의 성세를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점에서 반갑기 그지없다.

경북도와 경북관광공사가 홍보에 주력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경북관광공사는 지난달부터 '초대박 관광세일' '내고향 구석구석 둘러보기' 등의 이름을 내걸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광고는 물론이고 거리 홍보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북관광공사가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중화권 관광객 300여 명을 초대해 환대 행사를 연 것도 좋은 인상을 줬다. '보문호반 달빛걷기' '보문수상공연장의 음악공연'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한 것도 돋보였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뛰어난 기획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일반 관광객 수는 예년 수준에 거의 근접해 대지진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수학여행은 과거 수준을 회복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올해 경주로 수행여행을 온 초'중'고등학교 수가 2015년의 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다. 경북도와 경주시 관계자들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학교 등을 방문해 열심히 호소하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 학교 측과 학부모, 학생들은 '지진 불안'을 핑계 대지만, 경주가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매력적으로 와닿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관광 대박'은 일회성에 불과한지 모른다. 연휴가 끝나면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또다시 머리를 짜내야 한다. 대지진이 없었더라도, 경주 관광객 수는 매년 조금씩 줄어왔다. 두세 차례 찾고 나면 더는 볼 것도, 즐길 것도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경주 관광산업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유다. 초중고생이나 어른들이 수시로 찾을 수 있는 즐길거리'먹거리를 획기적으로 보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연휴 동안 관광객이 많았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주관광의 새 패러다임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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