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 vs '자강' 갈등 겪는 바른정당, 전당대회 치를 수 있을까

추석 전 3선 의원들 통추위 합의…민심 훑은 지역구 의원 진로 헤매

바른정당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당내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두고 '통합파'와 '자강파' 간 내홍으로 전당대회가 실제로 치러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추석 전 3선 의원들이 한국당 3선 의원들과의 회동을 통해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기로 합의한 상황인데다, 의원들이 각자의 지역구에서 전해 들은 추석 민심의 향방 또한 전당대회 개최 여부의 변수로 떠올랐다.

일단 바른정당은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작업에 착수한다.

10∼11일 선관위를 구성하고 곧바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선관위 구성을 마치고 25∼27일 사이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은 뒤, 열흘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11월 13일에 전대를 치른다는 가안만 나와 있는 상태다.

결국 한 달여 남은 전대가 계획대로 진행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는 것.

선관위 구성이 늦어지면서 전대 이슈를 제대로 띄우지 못한 데다 당의 한 축인 3선 의원들이 한국당 3선 의원들과 공동으로 '통추위'를 구성키로 하면서 당의 진로를 둘러싼 '통합파'와 '자강파' 간의 갈등이 연휴 뒤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11일 통추위와 관련해 회동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당 지도부가 통추위 구상을 당의 공식 입장과는 관계없는 '개인 의견'으로 일축하면서 전대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지만,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양측 간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자칫 전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표적 자강론자인 유승민 의원의 전대 출마 선언으로 자강파와의 확연한 입장 차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이 덩달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 끝자락인 8일 바른정당의 자강파와 통합파는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당내 극한 갈등을 표출했다.

통합파인 김영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세간의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보수가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수가 서로 뭉쳐 내부의 힘을 키워가면서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독주를 힘있게 견제하자"고 했다. 그는 "민생은 어디 가고 적폐청산의 깃발만 나부끼고 있고,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한반도 평화라는 달콤한 말에 젖어 집단적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다"며 "보수가 다시 뭉쳐 희망의 새싹을 돋게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자강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한국당을 '가짜 보수' '잡탕 정당'이라고 맹비난하며 당내 통합 주장을 일축했다.

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은 수구, 극우, 철새의 가짜 보수 잡탕 정당"이라며 "시대는 이미 저만치 앞서 가는 데 흘러간 옛노래나 흥얼거리며 남의 실수나 바라고 반사이득이나 탐하는 구태정치로는 야당 노릇도 온전히 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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