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집결지(일명 자갈마당)에 대한 행정당국의 '고사작전'이 본격화되면서 인근 북성로, 달성동 등지 성매매집결지에 성 매수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8월 자갈마당 입구 4곳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오전 1시쯤 중구 태평로2가 대구시민회관 맞은편 골목. 무너질 듯 낡은 건물에 'OO하숙'이나 'OO여인숙'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들이 붙어 있었다. 건물로 다가가자 입구에 앉아있던 중년 여성이 "놀다 가라"며 기자의 팔을 잡아끌었다. "3만원에 20분이지만 시간을 더 줄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갈마당처럼 '유리방 영업'을 하지 않아 겉보기에는 일반 여관처럼 보이지만 이른바 '여인숙 집결지'로 불리는 중구의 또 다른 성매매집결지다.
비슷한 시각, 달성동 달성공원 맞은편 여인숙 밀집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인적 드문 거리를 지나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서자 중년 여성들이 호객을 했다. 한 여성은 "서비스가 좋고 가격이 싸다"며 "자갈마당에 가면 CCTV에 얼굴이 찍히니 이곳을 이용하라"고 권했다.
여인숙 집결지 종사자들과 업주들은 최근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갈마당과 500m도 떨어지지 않아 '풍선효과'가 일어나기에 최적의 위치여서다. 실제로 집결지 두 곳에서는 업소로 들어가는 성 매수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호객을 하던 한 업주는 "사람들이 자갈마당에 안 가고 이쪽으로 온다"며 "1년 전만 해도 늘 오던 사람만 왔지만 요즘은 꾸준히 유입이 있는 편이라 그만뒀던 호객도 다시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대구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중구 태평로'북성로 일대에는 30~40여 곳, 달성동 달성공원 일대에는 15곳가량의 여인숙 형태 성매매 업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문을 닫아 10여 곳만 남아 있는 상태다. 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시대 변화와 도시개발로 상당수 업소가 자취를 감췄으나 여전히 몇몇 업소가 남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갈마당 고사작전을 주도하는 '도원동 도심부적격시설 정비추진단'(이하 추진단)은 풍선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해당 업소들이 자갈마당 성매매 수요를 흡수해갈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은 데다 고객층도 겹치지 않는다"며 "일단은 자갈마당 폐쇄에 집중하면서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해당 업소로 옮겨 가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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