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법 촬영, 장난 아닌 명백한 범죄

'몰래 카메라'.

예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황당한 사건으로 웃음과 재미를 주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주로 동의 없이 성행위 모습을 몰래 찍거나 여성 탈의실이나 공중 화장실 등에 불특정인을 상대로 찍은 영상을 일컫는 용어로 쓰이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몰카'라는 용어 사용이 범죄의식 약화를 가져온다는 지적에 따라 경찰에서는 이제부터 몰카라는 용어 대신 법적 용어인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로 표현하되 약칭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불법 촬영 범죄'로 하기로 하였다.

SNS는 사람들 간 소통과 자신을 표현하는 창구가 되기도 하지만 가공할 만한 위력의 파급 효과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연예인이나 타인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 등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송하는 행위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깨닫고 있지 못했는가를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요즘은 학생 간 '불법 촬영 영상'을 SNS에 유포하는 등 성범죄 사건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얼마 전 서울 모 중학교에서 남학생 2명이 같은 학교 여학생 6명의 치마 속 사진을 찍어 SNS 등에 유포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경기도 모 중학교 세 곳에서 남학생이 같은 학교 여학생의 신체를 몰래 찍어 단체톡방에 공유한 사건 등이 발생하였다.

이처럼 청소년이 스마트폰으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사진'영상을 촬영하는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명백한 범죄임에도 아무런 범죄의식 없이 단순한 장난으로 여기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구지역에 불법 촬영 범죄를 위반한 혐의로 입건된 청소년은 2011년 10명에서 지난해 42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불법 촬영 범죄자 중 청소년 비율은 21.3%에서 27%로 껑충 뛰었다.

불법 촬영 범죄의 경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유포, 전시한 사람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더구나 불법 촬영 범죄는 '신상정보가 등록'공개되는 중대 범죄'로 단 한 번의 범죄로도 10년에서 최고 30년까지 자신의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단순한 호기심에 별다른 죄의식 없이 저지른 성범죄가 주홍글씨가 되어 따라다니게 되는 것이다.

유포만 안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사진을 찍었다가 바로 삭제한 경우나 단순히 휴대전화에 임시저장만 되어 있어도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불법 촬영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불법 촬영은 유포된 자료가 삭제되더라도 어디엔가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와 그 가족의 마음 깊은 곳까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러한 정서적 불안감은 물론 우울증, 대인기피 등의 후유증으로 사회와 단절되는 경우도 많아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 수 있다. 더구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한창 큰 꿈을 가지고 피어나야 할 청소년이기에 자칫하면 평생 불안감에 시달리며 꿈조차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불법 촬영 및 영상물을 SNS에 올리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청소년들이 이런 불법행위로 범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