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휴 민심 대부분-지방선거 분야] "묻지마 투표 더 이상 안돼" "보수 한번 더 보수 석권"

능력·경험 갖춘 일꾼에 공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지역 민심의 방향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면 곽병근(70) 씨 집에서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지역 민심의 방향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면 곽병근(70) 씨 집에서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민들은 정치지형 변화, 보수정당의 수성(守城) 가능성, 공천 방식 변경 등 추석 연휴 동안 지방선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상당수 지역민들은 정치권이 맹목적인 낙하산 공천보다 능력과 경험을 갖춘 지역 일꾼에 대한 제대로 된 공천을 할 것을 주문했다.

일부 지역민들은 '묻지마 투표'에 대한 변화의 바람을 전했다.

대구 화물차 운전자인 이성일(55) 씨는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반드시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을 생각"이라며 "연배가 높은 어르신들 사이에는 정책이나 인물보다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분들이 많다. 내년 선거에서는 뭔가 달라진 대구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고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A(45) 씨는 "내년 지방선거만큼은 대구경북의 선거 지형이 바뀌었으면 한다. 과거 새누리당 일색의 '묻지마 투표'가 재연되어선 안 되고, 국정 농단을 경험하고도 '박근혜 연민'에 사로잡힌 지역의 정서를 희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지역 회사원 이진호(46) 씨는 "그동안 맹목적으로 매달렸던 자유한국당에 대한 애정이 내년에는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순항 여부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일정 부분 선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고, 자영업자인 김형곤(44) 씨도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드러날 것이고, 민주당과 바른정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에서 보수정당의 위력이 공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홍일(55) 영주 세원개발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도 당 공천이 당락을 좌우해 묻지마식 선거가 되살아날 확률이 높다. 야당으로 변한 한국당이 지역 정당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경북에서는 아마도 한국당이 싹쓸이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고성환(55) 문경사투리보존회장은 "경북 지역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대부분 보수당이나 보수 쪽 인물들이 출마해 당선된 만큼 내년에도 이런 상황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보수당이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져 있어 경쟁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의 약진이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천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경주의 자영업자인 김모(53) 씨는 "한국당이 전략공천을 한다는데 아직도 TK 민심을 못 읽고 정신 못 차리고 있다"며 "자기들 마음대로 내리꽂는다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태윤(63) 청송 그린조경 대표는 "TK 지역은 한국당 세가 강하기 때문에 공천 여부에 따라 선거 판도가 바뀔 것 같은데, 현 당대표가 전략공천을 추진하고 있어서 의외의 인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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