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림자에게 말 가르치기…제3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우수상-김순애

뒤늦게 그림자 하나를 돌본다.

먼저 말을 가르쳐야 되겠다.

흐린 날을 가르치고

밤엔 쉴 수 있는 벽을 가르쳐야겠다.

그림자가 제일 잘 알아듣는 말은

가자! 라는 말이다

굳이 말 하지 않아도

나를 따라 벌떡 일어서는 것을 보면

저도 믿을 사람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검은 너는

언젠가 나의 관이 될 수 있겠다.

누워서 뒤척거린다.

그건 내 그림자가 불편 하다고

나를 움직이는 때

아직 오늘 할 말이 남았다고

나를 움직이는 때

아직 오늘 할 말이 남았다고

옆구리며 무릎을 쿡쿡 찌르는 것이다.

언젠간 너를 깔고

그 위에서 영원히 잠 들겠지만

그래서

그때를 생각해서

너에게 말을 가르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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