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국방이 추천한 책 '이런 전쟁'…"6·25는 준비되지 않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을 겨냥한 무력 사용을 시사하는 듯한 알쏭달쏭한 발언으로 충돌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군사옵션의 열쇠를 쥔 미 국방장관이 추천한 한 권의 책에 관심이 집중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 육군협회(AUSA)주최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미군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T.R.페렌바크의 저서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1963년에 처음 출판된 이 책은 6·25 전쟁에 참전해 장교로서 미 육군을 직접 지휘해본 그의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한 전쟁역사서다.

 당시 국내에서도 번역본이 출간됐으나 현재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688쪽 분량의 단행본으로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은 물론 미군 지휘관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여겨진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라온 코넬대 군사역사학자 배리 스트라우스의 서평을 보면 페렌바크가 "이건 소대장의 책에 매우 가깝다"고 할 정도로 현장 지휘관의 생생한 회고를 담고 있다.저자는 당시 중대와 대대 단위까지 지휘한 경험이 있다.

 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역사가 겸 칼럼니스트인 페렌바크는 "병사를 자식처럼 대하면 그들은 당신을 따라 가장 깊은 계곡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손자병법의 구절로 이 책을 풀어나간다.

 자신이 겪은 전투 장면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비타협적인 문체가 인상적이지만,한반도 위기 국면에서 가장 시선이 쏠리는 지점은 한국전쟁과 당시 미군의 역할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다.매티스 장관이 현재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해답으로 제시한 책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관점에서 1963년 초판본의 부제가 '준비되지 않음에 대한 연구'(a study in unpreparedness)라는 사실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비록 나중에 부제가 '고전적 한국전쟁사'(the Classic Korean War History)로 바뀌긴 했지만,본문에서도 상당 부분에 걸쳐 미군이 당시 준비되지 않은 전쟁을 수행했음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지난 6월 국방일보에 기고한 이 책의 서평에서 "전장의 가혹한 현실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한 가지다.미국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듯이 미군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데에는 상황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북한의 남침과 중공군의 참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점이 그 근거다.

 아울러 저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오판이 전쟁의 비극으로 이어졌음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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