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륜고 출신인 조진호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10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44세. 부산 아이파크 관계자는 "조 감독이 개인 숙소에서 출근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경남FC와의 맞대결이 고인의 생애 마지막 경기가 됐다. 경남FC를 승점 6점 차로 추격하던 지난 8일 치른 맞대결에서 부산은 0대2로 패하며 사실상 챌린지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클래식으로 직행하는 1위는 경남에 내줄 것이 유력해졌지만, 2위로 플레이오프를 통해 충분히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였던 터라 갑작스러운 별세는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8일 경남전에서 패하고 나서도 조 감독은 페이스북에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 결과 만들지 못했습니다. 팬들께 승리로 보답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승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 만에 조 감독의 이 다짐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돼 버렸다.
조진호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의 대표적인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2013년 12월 대전 시티즌 대행을 시작으로 감독 생활을 한 건 4년이 채 되지 않지만,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를 오가며 묵묵히 성과를 내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대전 대행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정식 감독에 임명된 조 감독은 2014년 대전의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을 일궜다. 승격 이후 2015년 5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지만, 지난해 상주 상무 지휘봉을 잡아 팀을 클래식 상위 스플릿(6위)으로 이끌어 저력을 재확인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선 클래식 승격을 노리는 부산의 부름을 받고 다시 챌린지 무대 도전에 나서 팀을 최상위권으로 이끌던 중이었다. 8일 경남FC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기 전까지 부산은 5승 5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두를 위협했다.
프로축구 현역 감독의 비보는 1999년 9월 당시 부산 대우 신윤기 감독 이후 처음이다. 신 감독은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42살로 세상을 떠났다.
조 감독은 18살이던 1991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 남북단일팀에 선발돼 공격수로 활약하며 8강 진출에 기여했다. 19살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뽑혀 최연소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발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프로 데뷔 후 1994년 미국월드컵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나, 부상 등으로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2003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밟았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중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각) 예정된 모로코와의 친선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고 조진호 감독에 대한 추모 묵념을 거행하기로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