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 무운 지가 언젠데
자(場)아 한분 갈라카마
꾸무대기로 미렁티이 곰 겉은
칠복이 엄마가 인자 재와
시장바닥을 들어서는데
-엄마야! 저 사람들 좀 보래이
기상토 않 하구마는
내사마, 장 보로 온 기 앙이고
사람 귀경을 왔구마는
-헷헤이 참, 와 자꼬
남우 발은 밟아쌓능교
내 발등더리가 디딜빵아가?
자꼬 밟꾸로
-허헛참, 어데다가
자꼬 대갈빼기로 디리대노
여게가 너거 안빠이가?
-안사돈이 밉어마
안사돈 등더리로 밀지
와 자꼬 낼로 밀어쌓능교?
캐사민서 여게저게서
소리로 냅다 지린다
(시집 2집 대구의 장터풍물 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
*꾸무대기로 미렁티이 곰 겉은: 꾸물대기를 미련한 곰 같은
*발덩더리: 발등
*대갈빼기: 머리통
옛날 우리네의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대목장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흥청댔고 사람들의 마음은 달뜨서 온통 세상은 한마디로 잔칫날의 분위기였다. 대목장날, 시장통에 한 번 발을 들여놓았다 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지경이었고 서로 발을 밟고 등을 밀치는 등 난리가 났던 것이다. 이렇게 붐볐던 곳은 장터뿐만 아니라 목욕탕, 이발소, 미장원들도 마찬가지였고 이때만은 이 땅에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은 모두가 그러했다. 모든 것이 말갛게 정돈되고 단순화되어 가는 지금의 시절에 와서 그 옛날의 몹시도 흥청거렸던 명절 대목장날이 새삼 그리워지는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