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재인 정부조차 '지방 홀대' 비판 들어서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7개 시'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가진 정치인이다. 그럼에도 과거부터 내려온 법률과 관행은 지역 차별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는 데다, 지방에 혜택을 주려는 법률안조차 수도권과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지방분권 어젠다를 성취하기 위해 현재 여건을 더 꼼꼼히 살피고 보완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지방소득세 인상안과 관련, 세수 확충 효과의 절반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쏠려 있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법인지방세만 산정해 보면, 법 개정으로 연간 2천550억원의 세수 증가 효과가 있다지만, 수도권이 전체의 48%인 1천236억원가량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대구 48억원, 경북 170억원 등 비수도권 지자체가 '푼돈'처럼 나눠 가질 수밖에 없어 지역 간 격차와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위의 지방세 관계법 사례는 정부가 지방을 배려하기 위한 의도임에도, 수도권과의 격차가 워낙 크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정부가 개개의 법률이나 단선적인 시각만으로는 균형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오해나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중앙재정 6대 지방재정 4의 비율(현재 8대 2)을 조속히 실현할 필요가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방세법과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지방세 비율을 40%로 높이고 지방교부세율도 높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방안이 어느 만큼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재정만 문제가 아니라 문화 인프라 쏠림도 그 못지않게 차별적이다. 문화콘텐츠 육성사업 국고 지원의 65%가 수도권에 쏠려 있고, 공연장'영화관 숫자는 물론이고 공연'볼거리의 상당수가 수도권에만 몰려 있다.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지방분권을 앞세운 현 정부가 신경 써 고쳐 가야 할 부분이다. 현 정부마저 지방을 홀대한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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