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한이가 마무리 훈련 자청한 까닭은?

삼성 라이온즈의 새 '맏형',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2017시즌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한 박한이가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선배 이승엽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팀의 마무리훈련에도 스스로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는 등 팀의 맏형 역할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7시즌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한 박한이가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선배 이승엽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팀의 마무리훈련에도 스스로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는 등 팀의 맏형 역할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절치부심(切齒腐心).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박한이(38)에게 잘 들어맞는 말이다. 2017시즌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한 박한이가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선배 이승엽(41)이 떠난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박한이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박한이는 이승엽과 더불어 삼성 타선을 상징하는 존재. 이승엽이 2002년 우승을 맛봤을 때도, 2011년 일본 무대를 떠나 국내에 복귀했을 때도 박한이가 그의 옆을 지켰다. 가장 밝은 별은 아니었지만 누구 못지않게 빛나는 활약을 이어왔다. 이승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박한이가 팀의 맏형이 됐다.

박한이를 두고 팬들은 '꾸준함의 대명사'라 부른다.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고지를 밟을 정도로 오랜 세월 큰 기복 없이 팀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기 때문. 하지만 올 시즌엔 31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부상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양준혁(은퇴)이 세운 16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새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무릎 수술 여파로 뒤늦게 복귀한 게 더욱 뼈아팠다. 박한이는 올 시즌 68경기만 뛰었다. 그는 "아쉬운 건 사실이다. 올해 초만 해도 새로운 기록을 목표로 각오를 다졌다. 좀 더 일찍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며 "모두 내가 부족한 탓이다. 앞으로 계속 뛰다 보면 세울 수 있는 기록들이 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한이의 부활은 삼성으로서도 중요한 숙제다. 이승엽이 떠나면서 5번 타자, 지명타자 자리가 비었다. 외부에서 특급 타자를 데려오지 않는 한 그 자리는 현재 삼성 선수 가운데 박한이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 박한이의 방망이 실력은 여전히 팀 내 최고 수준이다. 외야 수비와 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소화한다면 체력도 비축할 수 있다.

올 시즌은 끝났지만 박한이는 방망이를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삼성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박한이의 모습도 눈에 띈다. 박한이는 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훈련에서 열외된 가운데 박한이가 훈련을 자청한 이유다.

박한이는 누구보다도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한 선수다. 그래서 삼성의 부진이 더욱 가슴 아프다. 그는 "이 팀에서 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선수들에게 질책보다 응원을 보내주시면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삼성이 다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아프지 않고 경기를 최대한 많이 소화하면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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