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상한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선출, 이제라도 바로잡아라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 11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신임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단수로 추천한 김홍진 전 경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을 인준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조직 정비를 위해 지난달 13일 조강특위를 꾸려 사고지역으로 분류했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의 위원장 인선 작업을 시작한 지 꼭 한 달 만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구경북 위원장 특히 경북 위원장 인선 과정은 실망 그 자체이다.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조강특위의 변덕스러운 번복으로 내린 파행적인 결정이 그대로 인준되면 경북의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경북도당 책임자 선정은 마무리되는 셈이지만 그 후유증은 분명 없을 수 없다. 조강특위의 투명하지 못한 결정으로 갈팡질팡했던 탓이다. 당초 공석 중인 위원장을 단수 추천하기로 했다가 경선으로 바꿨다. 그리고 대구시당은 경선으로 뽑았다. 반면 경북도당은 경선 연기, 경선 포기, 현역 의원 배제의 단수 추천으로 한 달 사이 방침이 여러 차례 뒤집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경북도당의 경우 조강특위 김혜정 최고위원과 김현권 국회의원 간 진실 공방마저 빚어지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도당 위원장에 도전했던 김 의원이 당초 당과의 약속을 어기고 사퇴하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져 배제했다며 경선 포기와 단수 추천 배경을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당의 당초 단수 추천 약속과 경선 변경 방침에 항의한 것을 신뢰성 문제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한다. 이런 공방은 두고라도 조강특위의 이번 결정은 되레 여당이자 공당으로서의 신뢰성에 먹칠한 추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일은 마치 특정인을 배척하는 의도로 비친다. 그래서 더욱 실망스럽다. 민주당이 지역의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보여준 이상한 잦은 결정 번복은 내년 지방선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해당(害黨)의 자충수나 다름없다. 대구경북은 민주당에게 가뜩이나 지지 기반이 얇고 전국 정당화의 발판 마련에 애를 먹는 척박한 곳이다. 신뢰로 지지를 호소해도 모자란다. 조강특위의 이번 결정은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일이다. 당과 대구경북 모두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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