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재청 "훈민정음 상주본 20억 보상"-배익기 씨 "50억 들고와도 안 내놓겠다"

23일 3차 조정 앞두고 수용 거부

국가 반납 조건으로 1천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하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54'본지 2015년 10월 9일 자 1면 보도) 씨가 문화재청의 20억원 이상의 보상 제시에 "수용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배 씨와 문화재청은 현재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상주본 공개와 국가 반납, 보상 등에 대해 조정을 벌이고 있다. 오는 23일 3차 조정이 열린다.

배 씨는 법원조정위에서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당시 사건을 조작한 문화재청 관계자들의 처벌이 선행돼야 보상 협의가 가능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조정에서 "소유권은 법적으로 엄연히 국가에 있기 때문에 국가예산으로는 한 푼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배 씨의 상주본 발견 공로를 일부 인정, 배 씨가 먼저 상주본을 내놓으면 모금 등을 통해 20억원 정도의 보상금을 마련해보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배 씨는 "상주본을 조모(2013년 사망) 씨로부터 훔쳤다는 민사재판 결과가 나왔으나 절도 혐의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조 씨가 실물도 없이 국가에 기증했다고 해서 국가소유로 못 박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소유권을 자신에게 돌려놓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억원 정도에 내놓으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화재청과는 별개로 모 국회의원 측이 상주본을 발견한 공로로 20억∼30억원을 제의하면서 상주본 국가 회수를 제안했다"며 "만약 문화재청과 함께 50억원을 들고 와도 상주본을 내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가 변호인 측과 대구지법 상주지원 조정위원인 이상욱 변호사는 "배 씨는 억울한 옥살이 1년에 대한 진상규명과 문화재청 관련자들의 형사처분 선행을 요구하는 등 조정에서 다룰 수 없는 것만 주장하고 있다"며 "국가소유인 상주본을 국가예산으로 보상금을 줄 수 없는 현실적 상황 때문에 보상금을 더 올려 조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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