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 달과 명절에만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노동자에게만 지급되는 상여금으로, 고정적인 임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5일 엘리베이터 설치업체 노동자 김모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전부 패소 취지로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 그간 어떤 일을 했는지 묻지 않고 주는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노사합의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근로자가 하기로 정한 일)'의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짝수 달과 명절 등 지급기준일에 재직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요구되는 고정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이런 상여금이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성과 고정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회사가 2012년 단체협약에 따라 매년 짝수 달과 추석, 설 명절에 주는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자 소송을 냈다.
김 씨는 "해당 상여금은 노동자에게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므로 이를 통상임금에 넣지 않은 단체협약은 무효"라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통상시급에 따라 수당을 다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 2심은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짝수 달 및 명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하고, 회사 측에 5천35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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