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다이캐스팅 전문 업체 세기테크 최원복 대표

"일감 주십시오" 처음 본 삼성 직원에 요청, 협력사로 발전

지역 출신 정밀가공업체 세기테크의 최원복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자사 생산품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지역 출신 정밀가공업체 세기테크의 최원복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자사 생산품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어려운 일감만 찾아 도전하며 업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제조능력과 고객사 만족도를 높이고자 끊임없이 매진하겠습니다."

대구에서 시작해 최근 창녕에 옮겨 간 정밀가공업체 세기테크 최원복 대표는 알루미늄과 아연 소재를 이용해 1㎝ 크기의 초소형 전자부품에서부터 30~40㎝ 길이의 장비까지 만들어내는 다이캐스팅 전문가다. 다이캐스팅이란 정밀하게 설계한 금속재질의 틀(금형)에다 소재가 되는 금속을 녹여 높은 압력으로 밀어넣어 제품을 만드는 주조 방법을 이른다.

2005년 대구 달서구에서 회사를 설립해 다이캐스팅 분야에 집중 투자한 그는 설립 약 4년 만인 2009년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선정됐을 만큼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최 대표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디스플레이 부문 직원들과 대화하던 중 "디스플레이에 화상을 뿌려주는 렌즈의 테두리를 둘러싸는 '광픽업' 부품이 완전히 국산화되지 않아 단가가 높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무작정 부딪혀 봤다. "일단 믿고 일감을 주십시오." 당시 세기테크는 앞서 국내 중소기업체에 같은 부품을 납품하면서 약 3년간 제조기계와 부품을 개발해 낮은 단가로도 광픽업 부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름도 없는 기업이 다짜고짜 일감을 달라고 했는데 삼성 담당 직원은 뿌리치지 않고 회사를 찾아왔습니다. 중소기업에 귀 기울여 줬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했지요." 그는 이후 국내 대기업들과 손을 맞잡고 곳곳에 광픽업 부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세기테크는 전자, 건축, 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자사 정밀부품을 공급해왔다. 말끔한 표면과 높은 강도를 유지해야 하는 유리문'자동문 잠금장치, 문과 문틀 사이 경첩 등 취급 제품만 300여 종에 이른다.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35억원 수준이며 올해 80억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최 대표는 어릴 적 선친이 운영하던 정미소에서 엔진식 도정기계를 수없이 다루며 기계에 눈을 떴다. 도정기계와 양수기 등 다양한 엔진 기계를 다뤘다 보니 20대가 돼 한 제조업체에 입사했을 땐 숙련공들보다도 기계를 더 잘 만질 만큼 손이 발달했다. 이런 탄탄한 기계 지식이 오늘날 세기테크의 정밀가공기술로 발전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납기 등 거래처의 요구 사항에 최대한 맞추고 어려워 보이는 일에도 뛰어들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놨더니 거래처들이 믿고 일을 주더군요. 앞으로 현대차 협력사 인증을 취득해 차부품을 정식 납품하고, 건물용 자동개폐식 창문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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