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벤처기업 미래 좌우할 견고한 창업 투자 환경

기술력을 인정받고도 운영자금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벤처'스타트업 등 초기 창업기업들이 자금난을 덜 수 있게 됐다. 정부와 대구시의 지역 벤처'스타트업 전용 펀드가 곧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수한 창업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창업기업을 견인해온 대구가 유독 창업투자만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창업펀드 조성은 대구의 건강한 벤처 생태계 구축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대구의 창업 프로그램만큼은 국내 어떤 도시보다 내실 있고 경쟁력 또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벤처업체나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주고 성장을 돕는 창업 투자 분야는 그렇지 못하다. 2014년 대구시와 삼성그룹이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계기로 200억원 규모의 창업 지원 펀드 조성에 합의한 것이 전부다. 최근 역외 투자회사의 투자 제의를 받고 서울 등지로 사업장을 옮기는 대구 창업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은 이런 대구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런 현실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한국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역 창업투자사인 인라이트벤처스가 낙점된 것은 희소식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8천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혁신형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고 각계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창업 투자 프로젝트다. 이로써 모태펀드 출자 사업으로 확보한 기금 90억원과 대구시가 4년간 60억원의 출자금을 모아 지역 청년 창업가에 대한 체계적인 자금 지원이 가능해졌다.

특히 전용 펀드 조성으로 지역 벤처'스타트업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된 만큼 대구시는 원칙에 기초한 지속적인 투자 등 일관된 투자 환경과 시스템 다지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한두 번 지원하다가 이내 중단하면 뛰어난 대구의 창업 프로그램의 빛이 바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건실한 지역 창업 생태계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에 앞뒤 가리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해 기술력을 가진 기업마저 외면하는 소극적인 창업 투자는 창업의 싹을 자르고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경계할 일이다. 모처럼 대구가 창업 투자 분야 활성화에 첫발을 들인 만큼 내실 있는 운영을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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