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료실을 찾는 만성 비암성 통증 환자 가운데 조직 손상이나 말초 또는 중추신경계 신경세포 손상으로 복합적인 통증을 겪는 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 한 가지 약물로는 조절이 어려워 오피오이드(opioid'마약성 진통제)를 함께 처방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오피오이드는 통증 치료 효과와 더불어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신중한 처방 기준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대한통증학회는 오피오이드의 과잉 처방이나 부적절한 처방, 처방 지연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한국형 만성 비암성 통증을 위한 오피오이드 처방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오피오이드 처방 전에는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오피오이드 복용 여부를 포함한 약물력 등을 조사해야 한다. 특히 정신'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진통제를 남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방 하기 전에 우울이나 불안, 신체화 여부 등을 평가해야 한다.
중독 위험 여부를 평가하도록 흡연 여부와 알코올 등 기타 약물을 남용한 적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과거 오피오이드를 남용한 경험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반드시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거나 기질적 요인이 의심되는 경우, 물리치료나 운동치료, 중재적 치료 등 가능한 모든 치료방법을 사용했음에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결과가 불만족스러운 경우에만 차선책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약물남용과 닥터 쇼핑을 줄이려면 환자가 과거에 복용한 약물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선진국처럼 전국적인 통합 정보망을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
만성 비암성 통증을 줄이는 초기 오피오이드 치료는 부작용을 견딜 수 있는 최소용량부터 시작한다. 투여 초기에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충분한 관찰 기간을 두고 서서히 증량해야 한다. 이는 단기간에 복용량을 늘렸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급성 내성과 의존성을 예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피오이드를 남용하거나 의존하는 위험 징후가 있다면 반드시 용량을 줄여야 한다. 오피오이드로 통증을 치료할 때 약효가 부족하기보다는 구역, 구토, 변비, 졸림, 호흡 억제 작용, 가려움증 등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대처가 적절하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통증의 감소나 기능 개선이 있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경우에만 오피오이드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만성 비암성 통증 치료는 국내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오피오이드 처방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한다. 한국인의 경우 만성 비암성 통증 감소를 돕는 오피오이드 처방이 서구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한통증학회가 처음으로 제정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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