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에 쏟아진 아파트, 내놓으니 미분양

인구 점점 줄면서 공급과잉 현상…경기 침체로 거래가격도 떨어져

포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들어 포항의 부동산을 대표하는 아파트 매매가 부진한데다 거래 금액도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은행 대출을 안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가구들마다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부분 시민들이 아파트 분양을 통해 내 집 마련이나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상황에서 아파트 경기 침체는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포항의 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기 침체에 한몫을 하고 있다.

포항에선 2015년부터 대대적인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본격화했다. 2015년 6천200여 가구 분양을 시작으로 2016년 2천500여 가구, 올해 4천여 가구 등 무려 1만2천800여 가구가 분양됐다. 반대로 인구는 2015년 52만4천여 명에서 2016년 52만2천 명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51만9천여 명으로 52만 명 선이 붕괴됐다. 인구는 줄었는데 대규모 아파트 분양으로 인해 가구 수는 늘어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비슷해야 거래도 활발하고 적정 매매가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지금은 공급과잉 현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버린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포항지역은 지난해 10월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제기됐다. 분양도 안 되는데 일단 아파트부터 짓고 보자는 밀어내기식 분양을 예방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특히 내년부터 2020년까지 입주 대기 중인 아파트도 1만4천여 가구에 달해 향후 대규모 미분양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를 분양받은 A(45) 씨는 "분양 당시 견본주택 앞에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사람들로 넘쳐 났지만 막상 분양 기간이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 실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주택업체들의 뻥튀기 분양률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포항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아파트 분양은 2천400여 가구인데 비해 입주는 2천여 가구에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데, 과연 실입주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입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포항의 부동산 경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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