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장의 기회 잡은 젊은 사자들…구자욱·장필준 APBC 참가

프로 3년차 이하만 참가 가능

삼성 라이온즈에게 프로야구 2017시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김한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2016시즌에 이어 9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구자욱(24)이 장거리 타자로 성장 중이라는 점, 장필준(29)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점은 가뭄의 단비였다. 이들이 다음 달 열리는 국제대회를 거쳐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다음 달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참가한다.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와일드카드 3명은 별도) 선수로 참가 자격이 제한된 가운데 10개 구단에서 모두 25명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삼성에선 구자욱과 장필준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호타준족인 구자욱은 프로 3년차로 신참급. 하지만 이미 그는 삼성 타선의 핵이다. 2017시즌 전 경기에 선발로 출장한 선수는 그가 리그에서 유일하다.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구자욱은 올 시즌엔 장타력을 보강했다. 홈런 숫자도 지난 시즌 14개에서 올 시즌엔 21개로 늘었다.

삼진 숫자가 138개로 지난 시즌(68개)에 비해 크게 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 하지만 팀 선배인 이승엽과 박한이는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체력을 좀 더 잘 안배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시즌 초 다소 불안했던 외야 수비도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졌다. 전업 외야수로 뛴 첫해였던 점을 생각하면 수긍할 만한 대목이다.

이 같은 활약 덕분에 구자욱은 앞으로 한국 야구를 대표할 만한 재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구자욱이 성인 대표팀으로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말을 들은 뒤 "대표팀에 뽑혀 영광이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장필준은 구자욱보다 5살 많지만 같은 프로 3년차다.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가 국내에 복귀하는 등 먼 길을 돌아온 탓이다. 그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재활 과정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뒤에야 마운드에 섰다. 올 시즌 장필준은 기대주에서 마운드의 핵으로 도약했다. 21세이브를 수확하며 삼성의 뒷문을 성공적으로 지켰다.

장필준의 무기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리는 등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한다. 제구를 좀 더 가다듬는다면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그는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후회 없이 뛰고 싶다"고 했다.

다양한 경험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약이 된다. 그들에겐 기량이 농익을 시간도 필요하다. 국제대회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것을 얻을 기회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승엽을 비롯해 많은 스타 선수들이 그런 과정을 거쳐 크게 성장했다. 구자욱과 장필준이 APBC 대회를 거쳐 얼마나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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