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 프로의 골프 인문학] <3>'힘 빼고 쳐라'의 함정

백스윙 '힘의 절정' 갖춰야 부드러운 다운

"스윙할 때, 힘을 다 빼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골프 스윙 중 몸에서 힘을 빼는 방법은 릴렉스한 상태를 유지하며, 스윙 전 스트레칭을 통한 근육 이완이 가장 바람직하다.

'힘이 빠지지 않아 비거리가 나지 않는다.' 즉, 이 말은 '힘이 빠지면 비거리가 실현된다(?)'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마치 평소에 굶기를 반복해 에너지원을 공급하지 말아야 축구를 잘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골퍼들이 가장 잘못된 상식에 바탕을 둔 레슨 팁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골프 스윙의 '힘빼기'는 오랫동안 만능열쇠인 것처럼 오용되고 있다. 물론 이 명제의 숨은 뜻 중 일부는 사실에 가깝다.

아마추어 골퍼들 대부분은 이를 지나치게 맹신, 자신이 지니고 있는 힘의 능력조차 사용하기를 꺼리고 또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레슨이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대체로 백스윙 과정을 살펴보면 대다수 골퍼들이 미리 팔과 손목 그립에 힘을 빼고 테이크백을 시도한다. 물론 이처럼 어드레스에서 힘을 미리 뺀 상태로 테이크백 과정을 거치면 부드럽고 유연한 스윙은 가능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백스윙 과정에서 힘을 모으는 저축 개념은 생겨나지 않고, 비거리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백스윙 톱에 이은 다운스윙 전환 동작에서 힘을 뺀 몸의 상태로는 강력한 임팩트 실현을 성사시키기 어렵다, 이 같은 몸의 상태는 클럽헤드가 임팩트 구간에 먼저 도달하는 오류를 범하거나 손목의 각을 지켜주지 못한 상태에서 볼을 때리는 '스쿠핑 현상'을 일으켜 비거리와 방향에 치명적인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힘을 지닌 채 견고한 백스윙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저축한 힘을 다운스윙에서 뺀다는 개념이 아닌 '쏟아붓는다'는 의미로 전환한다면 기대하는 비거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드레스 후 백스윙을 시작할 때, 그립을 세게 쥔 상태에서 테이크백을 거칠고 빠르게 하면 복부와 왼쪽 어깨, 가슴 그리고 왼쪽 팔뚝 부분에 강한 긴장이 온다. 이어 백스윙 톱으로 진입하면 강한 그립으로 잡힌 손가락과 손목이 오히려 어드레스 때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의 '힘이 빠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백스윙 톱에서 모은 힘을 써야 하는 첫 신호가 그립과 손목에서 순간적으로 빠진 힘으로 나타나며 이 저축된 힘은 볼을 향해 강력하게 돌진하고 또한 헤드스피드의 가공할 만한 증가로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힘이 빠지는 구간과 순간은 극히 미미하게 존재하며, 원 사이클 스윙 내내 신체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할 때 이마저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체의 강한 발사대와 역동적인 백스윙은 힘이 빠진 상태에서는 생겨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어드레스 때 어떤 자세로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힘은 곧 파워풀한 몸동작을 뜻하고 이를 바탕으로 순발력과 유연성이 더해져야 비로소 제대로 갖춰진 스윙 메커니즘을 터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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