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흥]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코스트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부터 살레르노까지 이어지는 163번 국도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부터 살레르노까지 이어지는 163번 국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불린다. 그 50㎞ 구간 중에 위치하는 마을 중 도로의 명칭으로 사용될 만큼 대표성을 띠고 있는 \'아말피\'는 코발트 블루빛의 파란 바다 위에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는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해안절벽 마을이다. 사진 객원작가 조영순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부터 살레르노까지 이어지는 163번 국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불린다. 그 50㎞ 구간 중에 위치하는 마을 중 도로의 명칭으로 사용될 만큼 대표성을 띠고 있는 '아말피'는 코발트 블루빛의 파란 바다 위에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는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해안절벽 마을이다.해안도로 사이로 꿈의 드라이브티레니아해 짙푸른 바다의 유혹절벽 위 집이 마치 그림 같은 곳[사진설명 :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코스트' 지도.]이탈리아 남부 소렌토(Sorrento)부터 살레르노(Salerno)까지 이어지는 163번 국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 이곳은 꿈의 드라이브 코스로 불린다. 꼬불꼬불 굽이치는 해안도로 사이로 아말피와 포지타노, 소렌토 등 세계 최고의 휴양지라 불리는 보석 같은 비경이 숨겨져 있다.지중해로 흘러드는 티레니아해(Tyrrhenian Sea)의 쪽빛 물결과 해안 절벽, 그리고 그 틈새를 촘촘히 채운 절벽 위 집들의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오죽하면 1997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1999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1위로 '아말피 코스트'를 꼽기도 했다.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황홀감을 선사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해안 풍경을 찾아 아말피 코스트로 떠나보자. 죽기 전에 꼭 한 번!◆굽이굽이 아말피 코스트 드라이브[사진설명 : 천개의 굽이길이라 불리는 아말피 코스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소도시 투어를 마친 뒤 남부 아말피 코스트로 향했다. 4시간여의 고속도로를 벗어나 살레르노에 다다르고, 곧이어 163번 국도로 접어들자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어디부터가 가을날의 청명한 하늘이고 지중해의 푸른 물빛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맑은 코발트색 바닷물에다, 가을날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까지 뿌려진 그야말로 눈부신 비경이었다.하지만 경치에 마냥 넋을 홀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살레르노에서 소렌토까지 50㎞에 이르는 아말피 해안은 폭이 좁고 꼬불꼬불해 운전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길의 전반은 중앙선마저 없을 정도로 폭이 좁아 교행이 쉽지 않다. 게다가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통행량도 많고 대형 버스들도 부지기수로 오간다. 풍경에 취해 아차 했다간 사고 나기 십상인 아찔한 곡예길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 길을 '천 번의 굽잇길'이라 부른다고 한다. 험준한 해안절벽 사이로 도로를 놓아야 하다 보니 공사도 힘들었다. 이 아말피 코스트는 무솔리니가 1807년 착공했지만 고작 50㎞의 도로를 건설하는 데 무려 47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잠시 차를 세우고 한숨 돌리고 싶었지만 워낙 길이 좁다 보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악명 높은 이탈리아의 주차 문제도 한몫 거들었다.◆요정이 잠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아말피[사진설명 : 물이 얼마나 맑은지 투명하게 바닷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아말피의 푸른 바다. ]탄성과 비명이 교차하는 커브길을 한참 돌아 드디어 아말피에 도착했다. 체레토산(Monte Cerreto) 발치에 폭 좁은 물리니 계곡 골짜기 안에 자리한 아말피는 4세기에 형성된 유서 깊은 마을로, 아말피 해안 마을 중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다. 19세기 유럽의 예술가들과 작가들이 다녀가면서 관광 명소로 일찍이 이름을 떨쳤다. 괴테, 존 스타인벡, 버지니아 울프, 바그너, 바이런 등이 이곳을 다녀갔다고 한다.전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아말피라는 요정을 사랑했는데 그 요정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슬픔에 잠긴 헤라클레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그녀를 묻은 곳이 바로 아말피라고 전해진다.해변은 10월 초지만 여전히 수영복을 입고 일광욕과 수영을 즐기는 유러피안들로 휴양지 특유의 자유로움이 넘쳐났다. 이탈리아 남부는 기후가 온화하고 햇살이 뜨겁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 피서객들로 가득하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투명하게 바닷속이 다 들여다보일 정도여서 누구나 발이라도 한번 담그고 싶은 충동이 드는 그런 곳이다.[사진설명 : 아말피의 수호성인 성 안드레아에게 봉헌된 대성당(두오모). 계단 한가운데를 살펴보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쌍의 커플을 찾아볼 수 있다.]플라비오 조이아 광장을 지나 두오모 광장으로 들어서면 계단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는 두오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말피의 수호성인 성 안드레아에게 봉헌된 대성당은 여러 번 보수를 거치며 로마네스크, 비잔틴, 고딕, 바로크 양식을 모두 품고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 됐다. 바로 그 옆에는 높은 종루가 위치하고 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광장을 길게 가로지르는 로렌초 아말피 거리는 아말피에서는 가장 번잡한 골목길인데,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각종 레몬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지중해의 햇살을 즐기며 두오모 광장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 늦은 점심을 즐기는데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 쌍의 커플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두오모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에 환상을 더하는 찰나의 순간이다. 그들의 앞길도 아마 아말피의 햇살을 받은 물결처럼 반짝이지 않을까?◆'돌아오라 소렌토로', 소렌토[사진설명 : 소렌토 외곽에 위치한 로브라(Lobra)의 작은 항구마을에서 맞이한 소렌토의 낙조.]계속 길을 달려 석양이 내려앉을 무렵, 소렌토 외곽에 위치한 로브라(Lobra)의 작은 항구마을에 도착했다. 호텔 바로 앞의 바다는 노을이 퍼지면서 붉게 일렁이고 있었다. 정말 운 좋게도 지중해에서 하루의 마지막 빛을 즐길 수 있는 꿈같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낯선 여행객의 마음에도 평온함이 내려앉으며 노을빛처럼 낭만으로 가득 찼다.소렌토는 '돌아오라 소렌토로'라는 칸초네로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이다. 소렌토의 원래 이름은 '수렌툼'으로 '시레나의 땅'이라는 뜻이다. 시레나는 라틴어로, 그리스어로 표기하면 바로 세이렌(Seiren)이 된다. 바로 세이렌의 전설이 전해진 곳도 바로 소렌토 앞바다다. 아름다운 여성, 혹은 인어, 반은 사람 반은 새라고도 전해지는 세이렌은 지중해를 오가는 배를 향해 치명적인 유혹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선원들은 이 달콤한 노래에 넋을 잃고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다음 날 소렌토 중심가로 들어가니 입구부터 상큼한 레몬 향기가 풍긴다. 고대 로마제국 시대부터 인기 휴양지로 사랑받은 소렌토는 세계 최고의 레몬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개당 무게가 80g 이상이어야 하며 지정된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등 와인만큼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소렌토 레몬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고 한다.시내 중심에는 소렌토가 자랑하는 위대한 시인 토르쿠아토 타소(Torquato Tasso)의 기념비가 있는 타소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의 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절벽도로 또한 명소다. 소렌토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하고 싶다면 해안가 빌라 코무날레(Villa Comunale) 정원을 둘러보면 좋다. 가파른 절벽 위에 지어진 정원에서는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와 2000년 전 폼페이를 화산재로 뒤덮은 베수비오 화산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천상의 섬, 카프리[사진설명 : 몬테 솔라로 정상에서 내려다본 카프리섬과 마리나 그란데 항구 모습.]카프리섬은 신이 만들고도 그 아름다움에 놀라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한 채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의 섬이다. 과거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네로 황제가 사랑했던 휴양지로, 세기의 커플로 불리는 영국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허니문 장소로 선택해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카프리섬은 마리나 그란데 항구 위쪽에 있는 카프리와 서쪽에 더 높은 아나카프리, 두 개의 마을로 나뉜다.카프리 최고의 비경을 보려면 몬테 솔라로 정상에 올라야 한다. 이곳은 1시간 정도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의자식 1인 리프트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13분 정도 소요되는 리프트는 특별한 경험이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정지된 듯 고요한 자연 위를 둥둥 떠다니듯 이동한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카프리지만, 리프트에서만큼은 카프리의 온 자연이 오롯이 나만의 것이 되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몬테 솔라로에서는 에메랄드빛 바다 사이 파라리오니 석회석 바위가 있는 중앙 동굴로 보트가 질주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사진설명 : 카프리섬에서 몬테 솔라로 정상에 오르기 위해 탑승하는 1인 리프트.]반대편 카프리로 넘어가면 푸니쿨라레(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움베르토 1세 광장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카페들과 상점, 호텔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 다다르면 바다를 배경으로 새하얀 건물들과 녹음이 가득한 정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로마시대 건축물 터에 만들어진 아우구스투스 정원이다. 다양한 관상용 식물과 꽃, 조각상을 만나는 재미도 좋지만 카프리섬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이 바로 이 정원의 매력이다. 또 아우구스투스 정원을 지나 길 끝자락에는 지그재그 절벽길로 유명한 비아 크룹(Via Krupp)도 만날 수 있다.[사진설명 : 카프리의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물빛.]카프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보석 같은 관광 코스가 바로 '푸른 동굴'(Grotta Azzura) 투어다. 동굴 전체가 파란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신비스러운 동굴로 2000년 전 로마시대 티베리우스 황제가 수영하러 자주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푸른 동굴은 길이 53m, 너비 30m의 공간인데, 그 입구는 더욱 좁아 너비 2m, 높이 1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동굴 투어는 조수가 낮고 바다가 평온할 때만 가능하다 보니 1년 중 100일 정도만 방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곳의 바다색은 카프리섬 가운데서도 유독 짙푸르기로 유명하다. 마치 잉크를 풀어놓은 듯 신비스러운 색감을 보여줘 많은 이들이 인생 여행지로 손꼽는 곳이다.[Tip][사진설명 : 꼭 한번 맛봐야 할 나폴리 피자. 기존 알고 있던 피자의 기준을 뒤엎는다.]BR>▶아말피 해안은 자동차를 렌트해 이동하면 편리하다. 하지만 도로가 위험하기 때문에 풀커버리지 보험은 필수. 도로가 좁아 작은 크기의 차량이 운행에 편리하다. 차량 렌트 시에는 가급적 수동보다는 비용이 비싸더라도 자동을 추천한다. 꼬불꼬불 도로에 손발이 바쁜 불편을 덜 수 있다.▶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아말피 해안가를 여행하는 방법은 로마에서 출발하는 남부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이다. 소렌토, 아말피, 포지타노에 옵션으로 카프리섬과 폼페이까지 선택 가능하다. 단 하루에 후다닥 돌아보고 로마로 다시 데려다 주기 때문에 조금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편리함에 있어서는 최고다.▶아말피 코스트를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배를 타 볼 것을 권한다. 해변도로를 달리며 보이는 풍경과 배를 타고 멀리서 해안선을 바라보는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카프리섬으로 들어가는 페리는 소렌토, 아말피, 포지타노, 나폴리, 살레르노 등에서 탑승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배편이 많고 탑승 시간이 짧은 곳이 소렌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20여 분이면 카프리에 도착한다. 당연히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만약 일행이 많다면 보트를 렌트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해봐도 좋겠다.▶카프리섬에서 나오는 배편은 미리 예매하는 편이 좋다. 여행객이 많을 때는 배편이 없어 카프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낭패를 경험할 수 있다.▶마리나그란데에서 카프리까지 이동은 푸니쿨라레를 이용하거나 미니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아나카프리까지의 이동은 꽤 거리가 멀어 30분가량 걸린다. 성수기에는 워낙 관광객이 많아 버스 줄이 길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하게 여행계획을 잡는 편이 좋다. 만약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택시를 탈 것을 추천한다. 25~30유로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피자로 유명한 나폴리가 바로 인근인 만큼 아말피 코스트 곳곳의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피자 역시 수준급이다. 만약 시간이 여유롭다면 나폴리에 꼭 들러 진정한 나폴리 피자를 맛볼 것을 추천한다. 나폴리 피자는 바삭거리지 않고 쫀득한 피자 도우와 풍미가 좋은 치즈가 일품이다.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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