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46)은 영화 '범죄도시' 개봉을 위해 4년을 기다렸다. 기획부터 참여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발이 넓은 마동석은 주변의 지인 형사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 걸 활용해 보기로 하고 친분이 있는 강윤성 감독에게 "같이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을 그린 소재부터 캐릭터 설정, 형사들의 싸움 기술 등등이 녹았다. 액션에 일가견 있는 마동석은 액션신에서 맞춰진 합보다 과해지면 절제시키는 등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화는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마동석은 기획에 참여하면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스크린에 잘 구현됐고, 또 관객이 알아주는 것 같아 행복하다.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무턱대고 나쁜 놈이 있잖아요. 악역을 너무 설명적으로 가지 말고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만 설정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영화로 가자는 의도가 있었는데 그 흐름대로 간 것 같아요."
또 하나는 형사를 그린 방식을 좋아해 주는 것 같아 즐겁다. "주변에 아는 형사들이 많은데 매번 영화에서 사건이 끝나면 사이렌 틀고 오고, 비리 저질러 나쁜 놈 도와주는 설정을 아쉬워하더라고요. 사건 현장에 먼저 달려와서 고생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없대요. 100명 넘는 형사들이 와서 봤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저한테는 보람이네요. 또 배우들도, 관객들도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종영 무대 인사 가면 환호해주시더라고요."
마동석은 자신이 가한 노력보다 감독의 공을 추어올렸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화한 감독이 제일 힘들었을 것"이라며 "나는 감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감독이 몇십 번을 고쳐가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액션을 통쾌하게 만들었어도 드라마 구성이 빈약하면 영화가 이상해진다. 그런 점에서 또 중요한 게 장첸 역할이었는데 윤계상이 200%를 잘해줬다"고 상대배우를 칭찬했다. 마동석은 "윤계상이 이런 악역을 해본 적은 없지만 배우로서 믿는다"며 "예전 '비스티 보이즈' 때 얼마나 열정적이고 몰입했는지를 안다. 힘 있는 연기를 하고 스펙트럼도 넓다. 낯을 많이 가려서 그렇지 일을 잘해 굉장히 멋지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그간 10여 년을 쉼 없이 달렸다. 보디빌더와 헬스 트레이너로 일했을 때부터 근육을 쓰고 몸을 소비했다. 액션신을 찍다 다쳐서 수술도 여러 번 했다. 사실 장애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어깨와 무릎 속은 곪을 대로 곪았다. '범죄도시'에서도 초반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장면에서 부상당했다. 아픈 무릎과 종아리에 무리가 갔다.
"액션은 하면 하는데 뛰는 게 잘 안 돼요. 초반에 뛰는 장면에서 종아리가 찢어져서 현장에서 다들 큰일 났다고 했죠. 그래도 목숨 걸고 찍었어요. 이 영화가 잘 나왔으면 했거든요. 물론 저뿐 아니라 모든 배우가 다 그런 마음이었죠.(웃음) 사실 액션신을 찍으면 거의 다 다친다고 보면 돼요. 정도가 약할 뿐이지 조금씩 찢어지고 피가 나요."
무리하게 몸을 혹사하는 것보다 잠시 쉬면서 재활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사실 일 중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집이 많이 어려웠기에 빚 갚느라 더 많이 일한 것도 있었죠. 예전부터 약속해 놓은 일들이 어느 순간 투자를 받고 진행되면서 이렇게 됐어요. 못한다고 할 수 없어서 힘을 내서 하게 되고, 또 일 중독이라서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근 10년간 제일 오래 쉬어본 건 두 달이네요. 벌써 골병은 들어 있어요. 저는 재활과 운동을 몇 년 계속해야 한대요. 몸이 안 아픈 날은 굉장히 힘이 세지는데 어떤 날은 힘이 안 들어갈 때도 있죠. 하하하."
'마블리'라는 애칭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감사하긴 한데 아직도 어색하다"고 웃었다. "딸 같고 조카 같은 중고등학생 여자애들이 건너편에서 '마요미' '마블리' 하는데 제가 '어~'라며 손 흔들어주면 스스로 인정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인사를 안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니깐 '예예'하며 지나가요. 그건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어찌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즐기기에는 부끄럽기도 하잖아요. 이런 캐릭터로 사랑받을 줄 몰랐죠. 배우로서 특출난 게 없었는데 뭐라도 하나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