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와 보행자가 최대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이 없습니다."
올해로 28년째 교통시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대구경찰청 경비교통과 이규완(59) 경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통전문가'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하부 구조물이 운전자 시야를 가린다며 시선 유도 및 충격흡수 시설을 설치하고, 최근 중구 큰장네거리 인근 횡단보도 설치를 이끌어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구TBN 교통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인사이동이 이뤄지는 경찰 조직에서 한 분야에만 이토록 오래 근무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경위가 전문성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경위는 "평소 교통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제대로 일하려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부분이 많아 이곳저곳 많이 물어보며 배웠다"며 웃었다.
오랜 시간 한우물만 판 결과 경찰 내부뿐만 아니라 여타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에서도 인정하는 '교통의 달인'이 됐다. 그는 "모든 도로를 건설할 때 대구시와 협의하는데 아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전하면 대다수가 반영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경위는 불가피하게 위험에 노출된 채 운용되는 교통시설을 볼 때면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특히 안전 여부만 검토하면 되는 경찰과 달리 예산 등 다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 지자체와 이견이 있을 때가 종종 그렇다고 했다. 대표적인 곳이 동구 율하네거리에서 혁신도시로 향하는 구간이다. 이 경위는 "해당 구간은 자동차전용도로라 차가 씽씽 달리는데 고가교를 내려오면 갑자기 평면교차로에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어 사고 위험이 크다"며 "자동차전용도로인 만큼 고가교나 지하도를 뚫는 것이 맞지만 예산 문제로 쉽지 않은 듯하다. 이해는 가지만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이 경위는 후배 경찰들의 '선생님'이기도 하다. 경찰 교통시설 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쌓아 온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종의 '재능 기부'인 셈이다. 이 경위는 "전문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며 "후배들이 시민들에게 어떤 점이 불편한지 먼저 찾고 최대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경찰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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