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에 대해 21일(현지시간) 자치정부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분리독립을 둘러싼 국가적 위기 사태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조치에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스페인 의회 통과까지 향후 일주일간 극적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내란 위기까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향후 6개월 내에 선거를 해 새 지방정부를 구성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이끄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과 각 부처 장관들을 몰아내고 선거로 새 지방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분간 중앙정부에서 이 지역을 직접 통치하겠다는 것이다.
1978년 제정된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에 불복종하거나 헌법을 위반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중앙정부가 자치정부 해산과 자치경찰 장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헌법 155조는 애초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해 온 북부 바스크,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을 겨냥해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돼 실제 발동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이 조항이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발동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 정계에서는 '핵 옵션'으로 불려왔다고 설명했다.
라호이 총리는 "우리는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아예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법의 테두리를 넘어 행동하는 이들의 임무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강조, 푸지데몬 수반 등 자치정부 지도자들을 겨냥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헌법 155조 발동안이 실제 효력을 가지려면 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스페인 정부는 이 같은 조처를 담은 안을 상원에 제출하고, 상원은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스페인 상원은 집권 국민당(PP)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데다, 사회당 등 주요 야당도 카탈루냐 자치 중단에 동의하는 입장이어서 의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헌법 155조안이 스페인 상원을 통과해 정식 발동되기까지 앞으로 일주일이 극적 타결이냐, 정면충돌이냐를 결정할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호이 총리도 이날 전격적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여전히 대화 의지를 내비쳤고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양측이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면 헌법 155조 발동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이 끝내 대화를 거부하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카탈루냐 제1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이날 중앙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이제 관심은 자치정부가 헌법 155조 발동이라는 최후의 보루에 어떻게 맞설지에 쏠려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