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 프리즘] 학교생활기록부의 변화와 '좋은 학생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금수저 논란'이 뜨겁다.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비율이 전체 모집인원의 74%에 근접하고, 수도권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비율도 70%를 넘어섰다.

수도권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은 42.7%다. 전국 대학에서 선발하는 학종 비율이 23.6%인 것을 감안하면, 수도권 15개 주요 대학에서는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난다. 대입전형 자체의 장단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선발 비율이 높다는 것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본고사, 학력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고사 등 다양한 선발제도들이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 선발비율이 높아지면 그 전형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10% 이내 대학들의 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져 오지 않았나 싶다. 금수저 전형 논란도 수도권 주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중 경제력이 좋은 학생의 비율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도 경제력을 앞세워 불법 고액과외를 통해 진학하는 학생들이 다수 존재했다. 입시결과의 일부분에 국한하여 대입제도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점을 찾아 논의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심에 학교생활기록부가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금수저 전형이라 논하는 사람들은 학생부 기록을 이야기한다. 학생부에 대한 자세한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래서 대입제도의 변화에 따른 학생부의 성격 변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은 생활기록부를 기록하는 첫걸음이다.

학교생활기록은 초'중등교육법 제25조에 따라 학교의 장이 학생의 학업성취도 및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각 항에 대하여 교육부령이 정하는 사항에 대하여 교육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부의 기록 주체는 학교의 장이고 기록대상은 학생이다. 기록 방법은 종합적인 관찰'평가이고 기록 목적은 학생지도, 상급학교 학생선발에 활용하는 것이다.

학생부의 성격 변화는 먼저 기록 목적의 경중에 따른 변화에 있다. 학생부의 기록 목적은 전술하다시피 학생지도와 상급학교 학생 선발 두 가지이다. 달리 말하면 교육과 대학입시다. 지금까지 30회 이상 학생부의 제'개정과정을 거치면서 그 목적의 무게가 교육에서 대학입시로 이동하고 있다.

제3차 교육과정개정(1973) 이후 고입, 대입, 취업에 생활기록부 사본을 첨부(1977)하게 하면서부터 학생부가 선발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특히 최근에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로 학생부에 대한 관심도가 정점에 다다랐다.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엄연히 기록자가 학교장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담당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비권한자가 기록하여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고액을 들여서 소논문을 작성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금수저 전형의 서막을 알렸다. 그때마다 학생부 기재요령의 금지, 제한 사항은 추가되었고 학생부의 기록은 학생의 종합적인 관찰'평가 기록보다는 규제와 통제의 대상이 되었다. 획일적인 통제보다는 창의성을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재를 할 수 있도록 기재요령의 개선이 필요하다.

두 번째 정부 대입정책의 변화이다. 비록 유보되었지만 언제 실시될지 모르는 2021 수능 절대평가안과 내신 성취평가제, 그리고 2018년 고1학년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의 전면 적용 등이 학생부를 활용한 선발 방식의 유지 내지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학생부전형의 비중 확대는 선발방식의 변화와 학생부 평가를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변화시켰다.

세 번째 대학의 학생부 평가 관점의 변화이다. 학교 중심 학생부에서 학생 중심 학생부로 이동하였다. 학교 중심 학생부는 내용의 적합성이나 학생 정보의 타당성에 중점을 둔다. 즉 '학교에서 어떤 활동을 하였나?'에 관심을 가진다. 반면에 학생 중심 학생부는 학생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배움의 동기와 과정, 그리고 결과를 기록하여 학생의 성장을 평가한다. 즉 '무엇을 배웠나?'에 관심을 가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주목해야 할 것인가? 당연히 학생의 성장과정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한 기록에 주목하여야 한다. 좋은 학생부란 선발과 교육의 가치를 양립적으로 담보할 수 있고, 학생의 성장 중심 기록을 담아낼 수 있는 학생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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