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제로 물든 대구] '두근두근 페스티벌' 큰 호응

"내 님은 누구?" 가면 쓰고 짝 찾기

대구지역 미혼남녀의 결혼 장려를 위한 2017 달서 미혼남녀 축제
대구지역 미혼남녀의 결혼 장려를 위한 2017 달서 미혼남녀 축제 '두근두근 페스티벌'이 20일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서 열렸다. 즐겁고 행복한 결혼을 상징하는 '결혼장려플래시몹'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2천여 명의 시민이 축제현장을 찾았다. 달서구청 제공

설레는 만남과 결혼의 의미를 전하는 2017 달서 미혼남녀 축제 '두근두근 페스티벌'이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20일 오후 7시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남성 1호' '여성 2호' 등의 번호 이름표를 단 남녀 4쌍이 야외무대로 올라왔다. '짝을 찾고 싶다'며 커플 매칭 프로그램에 신청한 미혼남녀들이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고, 얼굴을 보지 않은 상태로 1차 호감도 투표가 진행됐다. 곧이어 가면을 벗은 이들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즐겨듣는 음악이 뭔지, 여행을 좋아하는지 등 취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마술이나 노래를 선보이고, 짝을 맞춰 퀴즈를 푸는 등 한 시간여 동안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무대 밑의 관객들은 쌀쌀한 밤 날씨를 잊은 채 4쌍의 남녀를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한 남성 참가자는 "혼자 왔지만 꼭 둘이 돼 돌아가고 싶다"며 커플 성사 의지를 불태웠다.

최종투표 후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사랑의 화살표가 하나씩 엇나가며 관객들의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고 결국 커플은 하나도 성사되지 못했다. 이명규(52'달서구 송현동) 씨는 "커플이 이뤄졌다면 더 좋았겠지만 젊은 친구들이 제 짝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다면 미혼남녀들이 만날 자리도 많아지고 결혼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

미혼남녀의 만남을 위한 커플 매칭 프로그램 외에도 결혼을 주제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졌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은 웨딩드레스 체험행사. 20, 30대 여성들이 줄지어 평소에 입어볼 수 없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인증샷을 찍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이모(26) 씨는 "데이트를 하러 왔다가 웨딩드레스 체험행사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입고 사진도 찍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으니 괜히 설레고 결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다.

또 인기웹툰 '윌유메리미'의 마인드C(강민구)는 '팔불출 만화가의 결혼생활'이란 주제로 결혼공감 토크콘서트를 펼쳤다. 웹툰 마니아들은 물론 젊은 층들이 궁금해하는 결혼과 결혼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갔다.

가정형편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를 위한 작은 결혼식도 치러졌다. 2002년 첫 아들을 낳고 15년간 함께 살며 아이 넷을 얻은 남모(40) 씨 부부는 가족들과 많은 주민들의 축하 속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남 씨는 "뒤늦게 턱시도를 입고 아내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많이 떨렸지만 기분이 무척 좋다"고 했다.

오후 3시부터 축제가 열리는 동안 20개의 플리'아트마켓과 타로점보기, 화관 만들기, 10㎏ 무게의 임신부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공간과 결혼종합상담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하루 동안 2천여 명의 시민들이 두근두근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쌀쌀한 날씨에도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고, SNS에도 축제현장 모습과 체험 인증샷 등이 올라와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케 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가 청춘들에게 '결혼은 축제'라는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전환점이 됐길 바란다. 친구, 연인, 가족이 '결혼'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함께 느끼고, 나눔으로 건전한 결혼 문화가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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