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북성로의 역사는 1907년 친일파 박중양이 대구읍성을 허물고 그 자리에 신작로를 뚫어 일본 상인들을 입점시키면서 시작됐다. 일제강점기에는 각종 문화시설이 운집, 대구의 중심가 노릇을 하며 '모토마치'(元町)라는 이름으로 시인 구상, 화가 이중섭 등 이른바 '모던 보이'들의 쉼터 노릇을 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기계도매, 공업소, 철공소, 금속재료상 등이 생기면서 '북성로 공구골목'으로 불리는 공업 특화지역의 면모를 갖췄다.
◆장인들의 손에 주목
중구청은 이런 북성로 일대의 도시재생 사업을 기획하면서 세월의 흐름에 풍화(風化)돼 버린 북성로 골목 어귀에 사는 장인(匠人)들의 손에 주목했다. 비록 골목과 가게는 낡았지만 장인들의 기술만큼은 낡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도시재생'을 넘어선 '사람재생'이다.
중구청은 '사람재생', 즉 북성로 일대 공업소'공구상을 생활터전으로 둔 기술장인들의 노하우를 청년들이 재해석해 문화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북성로 역사전통문화마을 사업'을 기획한다. 지난 2014년 중구청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특화지역 조성 공모사업'에 응모, 선정되면서 시작된 이 사업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총 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북성로 일대 근대 공업기술자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29일 각종 만들기 체험
'2017 북성로 축제'는 이에 방점을 찍어줄 북성로 도시재생'사람재생의 하이라이트다. '손으로 만드는 미래'를 콘셉트로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메이드 인 북성로', 즉 ▷핸드메이드 공예 ▷DIY ▷제작'발명 등 장인들의 손기술에 기반한 시민문화를 북성로에서 재탄생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축제주간 북성로 곳곳에서는 북성로를 처음 만나는 이들을 위한 '헬로우 북성로' 사진'영상전시가 열리고 인근 카페'음식점의 할인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29일 공구골목 일대에서 열릴 메인 이벤트에는 시민들이 북성로 기술생태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공구 작동법 체험'제작 체험들이 마련된다. 이날 40여 개가 개설될 예정인 거리 부스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북성로산(産) 기계인 '조양발동기' '이조철공소 참기름틀' 등을 비롯해 젊은 작가들과 기술장인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창작악기'공구빵틀 등이 전시된다. 또 금속'목공'가죽'인쇄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북성로 메이커'들이 준비한 각종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들도 마련된다.
북성로발(發) 문화콘텐츠의 산실인 각종 공업소'스튜디오들도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우선 각 공업소에서 주물'기계제작 등 작업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북성로 오픈팩토리'가 29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3차례 진행된다. 또 북성로에 둥지를 튼 예술작가들의 작업실에서 작가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북성로 오픈스튜디오' 행사도 같은 날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빨간구두 이야기 축제'와 함께
중구청은 북성로 축제를 같은 기간(28'29일) 인접한 향촌동 수제화 골목에서 열리는 '2017 빨간구두 이야기 축제'와 묶어 중구를 상징하는 축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8일 오후 2시 막을 올리는 빨간구두 이야기 축제에는 탭댄스 공연, 수제화 패션쇼 등 역시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북성로 축제와 함께 중구 일대를 뜨거운 열기로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북성로를 생활터전으로 삼는 공구상'기술자'주민 등이 주체가 되어 준비한 마을축제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북성로의 기술생태계를 활용해 북성로의 정체성과 새로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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