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의 일본 미야자키 훈련 현장. 삼성의 진갑용 코치가 포수 권정웅, 김민수, 김응민 앞에서 땅볼을 굴렸다. 포수들은 네 번씩 포구 동작을 연습한 뒤 다섯 번째 굴러온 공은 포구 후 약 30m 거리에 서 있는 채상병 코치에게 송구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포수들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다. "와? 힘드나? 괜찮것나? 그만해도 된다." 진 코치가 웃음기 머금은 얼굴에 익살 섞인 경상도 사투리로 포수들에게 한 마디 건넸다. 포수 권정웅의 얼굴은 일그러졌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아닙니다. 아직 할 수 있습니다. 더 하겠습니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의 삼성 훈련장에선 젊은 포수들의 곡소리가 번갈아 울린다. 새로 합류한 진갑용 코치의 요구를 소화하기에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진 코치뿐 아니라 삼성 왕조 구축에 공헌한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도 다시 데려오는 등 코칭스태프를 일부 개편, 전력을 다지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1.5'2군 선수들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실전 경기를 치르기 전 연습도 강도 높게 진행한다. 특히 진 코치가 모습을 나타낸 게 눈에 띄는 부분. 명포수이자 삼성 전력의 핵이었던 그는 일본에서의 연수를 마친 뒤 합류했다. 아직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선수들을 미리 점검해두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포수 김응민은 어린 시절 우상인 진 코치의 지도 아래 굵은 땀을 훔치고 있다. 그래도 우상과 함께한다는 게 마음에 드는 모양인지 표정은 밝았다. 그는 "진 코치님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리더십이 돋보이는 포수였다"며 "우상을 가까이서 뵙게 돼 신기하다. 코치님은 눈치 채지 못하셨겠지만 자꾸 몰래 쳐다보게 된다"고 웃었다.
포수들이 힘들어 보인다는 말에 진 코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아직 제대로 된 훈련은 시작도 안 했다. 이 친구들이 따라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끝까지 하겠다는 의욕과 애착이 있으면 내가 가진 노하우를 120% 줄 수 있도록 챙기겠다"며 "현재 삼성의 주전, 백업 포수 자리는 공석이다. 무한 경쟁이다. 누구도 방심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진 코치 역시 일본야구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데 공감한다. 일본 연수와 미야자키에서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게 진 코치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 포수들이 아웃카운트와 주자 등 경기 상황을 좀 더 고려해 볼 배합을 할 필요가 있다. 수비진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빈자리를 잘 메워나가는 점도 인상적이다"며 "수준 차를 인정하되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오치아이 코치와도 다시 손을 잡았다. 오치아이 코치는 2010~2012년 3년간 삼성 코치로 일하면서 마운드를 두텁게 하는 데 공헌한 인물. 18~22일 훈련 현장을 챙겨보기 위해 미야자키를 찾은 김한수 감독은 "투수진 재건이 시급한 과제여서 오치아이 코치와 상의한 끝에 다시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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