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합니다." 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할매할배의 날은 세대 간 소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가족공동체 회복을 위한 생활실천운동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국가기념일 제정을 보건복지부에 공식 건의했으며, 전국적 홍보 사업을 계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할매할배의 날, 왜 필요한가
최근 홀몸노인 수가 130만 명을 넘어서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해체되는 가운데 '할매할배의 날'이 흩어진 가족을 하나로 묶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족공동체의 회복과 손주세대 인성교육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와 핵가족화로 노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가 10만 명당 82명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의 5.6배이다. 10년 전 초고령화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4.7배로, OECD 국가 중 1위에 해당한다. 노인 빈곤율 역시 49.6%로 OECD 평균 12.6%의 4배에 달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청소년의 인성 부재 현상이 만연함에 따라 전국적으로 하루에 60여 건씩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또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서 나타났듯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범죄화하고 있다. 이 같은 학교폭력은 인성 상실의 결과이며, 가정'학교 및 사회로부터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유교주의 문화로 효와 가정의 화목을 강조해 가족의 결속과 헌신을 중요시해왔지만, 매년 1만 건에 가까운 패륜 범죄가 발생하는 등 가정폭력, 가족해체 등의 문제가 만연하고 있다.
고령화와 가족공동체 붕괴에 따른 가족 문제, 인성교육 및 노인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과 더불어 각종 사회문제를 가정에서 조부모를 중심으로 해결하고자 제도적인 장치로 경북도는 지난 2014년 10월 25일 전국 최초로 할매할배의 날을 선포하게 됐다. 할매할배의 날의 근본적인 취지는 단순한 효의 개념이 아니라 세대 간 소통과 인성교육 나아가 가족공동체 회복 노력의 일환으로 대두됐다. 할매할배의 날은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손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조부모님을 찾아뵙고, 세대 간 소통을 통해 삶의 지혜도 배우고 가족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생활실천운동으로 볼 수 있다.
◆주요 국가들 조부모의 날 운영
미국은 1970년부터 조부모의 날을 국가적인 날로 기념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가족 기능 회복을 위해 노인과 젊은 자녀가 만나 시간을 보내고 같이 지역사회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매리언 맥쿼드 여사의 노력을 통해 1979년 미국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조부모 중심의 가족공동체 회복을 위해 이전부터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할매할배의 날과 성격이 유사한 '조부모의 날'을 기념해왔던 것이다. 일본과 이탈리아 등에서는 노인의 날과 조부모의 날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기여해 온 노인을 공경하는 의미로 치러지는 노인의 날과 세대 간 교류를 통해 가족공동체를 강조하는 조부모의 날을 함께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의 날과 조부모의 날을 동시에 운영하는 선진국의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노인을 공경하는 의미로 제정된 '노인의 날'이 효 사상을 바탕으로 1년에 한 번 섬기는 것과 달리 할매할배의 날은 매달 한 번씩 조부모와 손자녀가 만남을 갖고 조부모를 중심으로 3대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기 때문이다.
◆매년 할매할배의 날 기념식 개최
경북도는 가족관계 증진사업으로 '랑랑콘서트', '세대공감 토크콘서트' 및 '조부모에게 편지쓰기' 등 특화된 사업을 진행했고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시'군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을 방문해 인성교육을 실시했으며, 손주맞이 조부모교육, 밥상머리 체험교육 등 각종 교육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할매할배의 날을 시행한 뒤 노인'청소년'가정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행복재단이 발표한 할매할배의 날 활성화를 위한 도민의식조사 연구에 따르면 할매할배의 날이 외로움 해소와 자아 존중감 향상에 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 2명 중 1명(52.3%)은 외로움을 극복하고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관계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한 응답자가 3명 중 2명에 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할매할배의 날은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청소년 인성교육 등 가정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강조하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각종 기관'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할매할배의 날 확산에 공동 노력하고 있으며, 할매할배의 날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매년 할매할배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제3회 할매할배의 날 기념식은 오는 28일 열린다.
◆할매할배의 날 전국으로 확산…국가기념일 제정 필요
할매할배의 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가 중요하다. 경북도는 할매할배의 날 로고송과 웹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했다. 올해는 전국적 붐 확산을 위해 종합편성방송 및 뉴스전문 채널을 활용한 홍보 동영상을 방송하고 있으며, 중앙언론을 활용, 할매할배의 날 광고로 홍보하고 있다. 할매할배의 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하철 스크린 옥외광고판을 활용해 홍보하는 등 전 국민이 할매할배의 날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조부모, 부모, 손자녀 가구 1천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 중 8명이 할매할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데 찬성했다. 특히, 조부모세대(71.7%)보다 손자녀세대(91.6%)가 더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할매할배의 날의 효과는 교육 현장에도 반영됐다. 교육부가 발표한 인성교육 5개년 종합계획에 반영된 것이다. 경북도는 도민의 요구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할매할배의 날을 도입한 후 지난 2년여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 국가기념일 제정을 보건복지부에 공식 건의했으며, 전국적 홍보 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권영길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할매할배의 날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국가기념일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진정한 가족공동체 회복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자녀와 함께 '할매'할배'를 찾아뵙고 할매할배의 날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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