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내년부터 多주택자 돈줄 전방위로 옥죈다

소득 대비 상환 능력 고려, 대출 많이 받으면 한도↓,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강화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 24일 대구 수성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강화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 24일 대구 수성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한마디로 대출과 관련된 '전방위적 돈줄 죄기'다. 내년부터 새로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막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함으로써 자영업자 및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을 억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대출을 억제해왔지만 그 수위를 더욱 강화, 더 이상 빚을 내서 집을 사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힌 셈이다.

◆신DTI+DSR 도입, 주택담보대출 죄고

돈을 빌리는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를 위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방식부터 까다로워진다. 내년 1월부터 총부채상환비율인 DTI 제도를 개선한 '신DTI'가 도입된다. DTI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빚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금까지는 새롭게 받을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과 기존에 받았던 주택 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액만을 따져 대출액을 정했지만 앞으로는 기존 대출의 원금까지 반영해 대출을 많이 받았을 때 대출 한도가 줄게 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체 빚 규모와 이를 갚을 능력까지 고려해 대출금을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인 DSR도 실시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 등 모든 신용대출의 원리금을 따지고 나서 대출 한도를 정한다.

이와 함께 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보증 요건을 강화하고 보증 비율도 축소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를 내년 1월부터 수도권'광역시는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춘다. 이 외의 지역은 3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 비율도 90%에서 80%로 낮춘다. 아파트 공사가 끝나기 전에 건설사가 부도 등으로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이 기관들이 은행에 대출액을 대신 갚아주는데 이 비율이 80%로 낮아지는 것이다.

대출은 물론 기존 빚 상환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아직 올리지 않았지만 시중금리가 꾸준히 상승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는 5%를 육박하고 있다. 지역 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조여지고 빚 상환 부담이 커지면 가계와 기업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서민의 생활자금 마련이나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한계가구나 한계기업이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해 파산'도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약 계층 금융지원 '팍팍'

서민과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책도 나와 있다. 내년 7월부터 육아휴직 급여가 확대되고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가 강화된다. 신혼부부'청년층'저소득층에 대한 맞춤형 주거비 지원도 확대된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신혼부부 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전세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주거급여 확대 등도 추진한다.

빚 때문에 한계 상황에 놓인 저신용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빚 탕감 대책도 포함됐다.

여기에는 2022년까지 국민 부담 의료비를 18% 감소시키고 비급여 의료비 부담은 64% 경감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취약 계층에 대한 통신비와 교육비 경감 대책도 내놨다. 어린이집 누리 과정을 전액 국고로 지원하고 고교 무상교육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대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모기지 상품도 신규 도입된다.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해 과거 시행했던 은행권의 안심전환대출과 유사한 제2금융권의 정책 모기지 상품을 신규 도입한다.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상품에도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을 적용, 대출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DTI(Debt To Income ratio): 총부채상환비율.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 금융회사는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되는지 따져 일정 수준의 DTI만큼만 대출해준다.

▷DSR(Debt Service Ratio): 총체적상환능력비율. 소득 대비 금융회사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DSR이 높은 대출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기지 않도록 각 금융회사가 관리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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